이재명도 찍었다…요동치는 세종 집값, 이번에는 다를까?
  • 이중삼 기자
  • 입력: 2025.04.18 00:00 / 수정: 2025.04.18 00:00
이재명, "국회·대통령실 완전 이전 추진"
직방, 지난달 세종 아파트 거래량·총액 2배 이상 ↑
"급등 후 급락 현상" 경고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에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국회=박헌우 기자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에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국회=박헌우 기자

[더팩트|이중삼 기자] 잠잠했던 세종시 집값이 요동치고 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다가오면서다. 예비 주자들이 하나둘 국회·대통령실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자,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그러나 기대감이 곧 실망감으로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행정수도 이전 이슈가 나왔을 당시처럼 급등 후 급락하는 양상이 반복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공약 하나에 집값이 출렁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18일 부동산 중개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687건으로, 지난 1월(266건) 대비 2.6배 늘었다. 거래총액도 3510억원으로 1월(1252억원) 보다 2.8배 증가했다. 이는 가격 조정 이후 저가 매물이 소화된 데다, 대통령 세종 집무실 설치에 대한 기대감이 거래심리를 자극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매매가격 변동률도 상승 전환했다. 한국부동산원의 '4월 2주차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그동안 하락세를 이어왔던 매매가격이 지난 14일 기준 0.04로 상승하며 반등했다.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세종은 다정·새롬동 주요단지 위주로 올랐다"고 말했다.

거래량·총액에 더해 부동산 소비자 심리도 활기를 띠고 있다. 국토연구원의 '3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세종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121.7로 한 달 전(105.1) 대비 16.6포인트(p) 올랐다. 전국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지난 3년간 침체돼 있던 세종 소비자 심리가 다시 살아나는 분위기다.

집주인들도 매물을 서둘러 거둬들이고 있다. 집값이 오를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세종 아파트 매물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뒤 12일간 10.1% 줄었다.

대통령실 세종 이전 이슈가 대선 공약으로 나오면서 세종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대통령실 세종 이전 이슈가 대선 공약으로 나오면서 세종시 집값이 들썩이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국회 본원 대통령 집무실 세종 완전 이전 추진"

세종 집값이 들썩이고 있는 이유는 예비 대선 주자들이 국회·대통령실 이전 등을 공약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7일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에 건립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충청은 국토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심장"이라며 "충청의 심장이 힘차게 뛰어야 대한민국 경제의 혈맥이 살아난다. 충청을 행정·과학 수도로 조성해 균형발전의 중심축으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세종을 행정수도의 중심으로 완성하고, 제2차 공공기관 이전을 조속히 추진할 것"이라며 "국회 세종의사당과 대통령 세종 집무실을 임기 내에 건립하겠다. 국회 본원과 대통령 집무실의 세종 완전 이전도 사회적 합의를 거쳐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수·김동연 민주당 경선 주자를 비롯한 이준석 개혁신당 주자 등도 대통령실 세종 이전을 찬성하고 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세종시는 과거에도 반등과 하락으로 이어진 부분이 있어 반등이 계속될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될 것"이라며 "(대통령실 세종 이전은) 불확실성이 큰 이슈"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2020년 세종 행정수도 이전 등 이슈로 집값이 크게 뛰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당시 집값은 42.7% 올라 전국 상승률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상승세는 지속되지 못했고, 지난해 9월 마지막 주부터 이달 첫째 주까지 27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볼 때 정치인 공약 하나에 집값 상승 기대감으로 이어져 단기적으로는 오를 수 있다"며 "다만 오래가지 못할 것으로 본다. 불확실성이 너무 크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j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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