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하 사이클" 언급한 이창용, 불확실성에 금리 동결…5월엔 내리나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4.17 10:50 / 수정: 2025.04.17 10:50
한은, 기준금리 연 2.75% '동결'
미국 관세 정책에 환율 불확실성 커져
가계부채 증가세도 동결 영향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 개회를 선언하는 의사봉을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한국은행이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75%로 동결했다. 트럼프발(發) 환율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올해 성장률 하방 압력을 고려하면 한은이 내달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국은행은 1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부에서 금통위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2.75%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금통위는 올해 1월 금리를 동결한 뒤 2월에 다시 0.25%포인트 인하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전망을 두고 동결을 예측하는 의견이 우세했다. 금융투자협회가 지난 15일 발표한 '2025년 5월 채권시장지표'에선 설문 응답자 88%가 4월 금통위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나머지 12%는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고 답했다.

금투협은 "미국 관세정책 등 경기하방 압력이 큼에도 불구하고, 환율변동성 및 가계부채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이 존재함에 따라 4월 금통위의 기준금리 동결에 대한 예상이 직전 조사 대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발 관세 충격에 환율이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이며 변동성을 키운 가운데 금통위는 금리 인하를 한 템포 쉬어가며 시장 안정을 살필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등락하며 출렁였다.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으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 요인이 제거되며 1434원 선으로 내려갔으나 미·중 관세 전쟁 확대 불안감으로 3거래일 만에 1484원 선까지 올랐다. 미국이 중국을 제외한 약 75개국 관세를 90일 유예하면서 1420원 선 전후에서 횡보했다.

이날 원·달러는 전일 오후 종가(1426.7원) 대비 10.7원 내린 1416.0원에 개장했다. 1410원대 환율은 종가 기준 올해 들어 최저 수준이다. 미국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로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지수는 100선 아래로 내려왔다.

시장에선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이선영 기자
시장에선 5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이선영 기자

강남권 중심의 부동산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가계부채 증가 우려도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재지정 혼선 이후 강남권 주택가격은 2개월 연속 반등했다. 부동산 가격이 오르면 일반적으로 2~3개월 내 가계대출이 오르기 때문에 가계부채 증가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를 동결한 상황에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낮춘다면 한미 금리 역전차가 커지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가치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올해 3월 Fed는 기준금리를 기존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한은의 금리 동결로 한국과 미국 간 금리차는 상단 기준 1.75%포인트로 유지됐다.

시장에선 5월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인하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치고 있다. 한은은 내수경기 회복, 미국 관세리스크에 따른 수출 둔화 등을 고려해 금리 인하 속도를 높여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기존(1.9%~2.1%)보다 낮춘 1.5%로 제시했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가 좋지 않지만 환율 수준이 높고 변동성이 크다는 점에서 금리를 낮추기에는 대외 부담이 크다"며 "환율 때문이라도 일단 관망한 후 5월에 경제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전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년 새 인플레이션이 6%까지 오르면서 국민의 피해가 있더라도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불가피하게 금리를 올렸었다"며 "현재는 금리 인하 사이클에 있다"고 언급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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