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1Q 실적 발표 눈앞...'무더기 역성장' 전망 일색 왜
  • 이한림 기자
  • 입력: 2025.04.16 10:41 / 수정: 2025.04.16 10:41
국내외 변수에 주식거래대금 감소 영향
미래에셋증권, 기저효과 타고 홀로 상승세
연간 순이익 전망은 양호 평가도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상장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더팩트 DB
16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한 상장 증권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대부분 지난해 1분기보다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를 중심으로 해외주식 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순이익을 높였던 지난해 1분기와 달리 계엄, 탄핵, 관세 등 국내외 변수가 증시를 지배해 수수료 수익 등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15일 자기자본 기준 10대 증권사 중 한국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 삼성증권, 미래에셋증권, 키움증권, NH투자증권, 대신증권 등 상장사 6곳의 올해 1분기 순이익 컨센서스를 전망했다.

증권사별로는 미래에셋증권이 2025년 1분기 2330억원의 순이익을 내면서 2024년 1분기(1705억원)보다 순이익이 오른 유일한 증권사로 관측됐다. 미래에셋증권을 제외하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 감소 전망이 나온 셈이다.

지난해 증권사 연간 실적 1위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3348억원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분기(3429억원)보다 2.4% 감소한 수치다. 매년 성장세를 보인 삼성증권도 같은 기간 5.2% 내린 2400억원, 전통의 리테일 강자 키움증권도 지난해 1분기보다 7.9% 순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NH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전년 동기 대비 감소 폭이 큰 증권사에 이름을 올릴 것이 유력하다. NH투자증권은 2024년 1분기 225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으나 2025년 1분기 1926억원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6% 내린 결과다. 대신증권은 타 증권사와 규모의 차이는 있으나 올해 1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7% 감소한 400억원에 그칠 것으로 관측됐다.

다만 이런 결과에는 기저효과도 깔려 있다. 지난해 1분기보다 실적이 개선 전망된 미래에셋증권은 2024년 1~3월 해외부동산의 자산 재평가 과정에서 평가손실이 발생해 수익성이 일시적으로 악화했던 증권사다. 올해 1분기 브로커리지 실적과 해외 비상장주식 같은 투자자산 평가이익 등에서 고른 성과를 낸 것도 실적 개선에 힘을 보탰으나, 과거 실적이 악화한 탓에 개선 효과가 극대화됐다는 해석이다.

이 외 증권사들의 실적 뒷걸음질은 올해 1분기 증시 거래 대금이 전년보다 크게 감소한 영향으로 해석된다. 특히 해외 주식 거래가 활발했던 지난해 1분기에 비해 올해 1~3월에는 계엄과 탄핵으로 이어진 정국 혼란과 내수 불안, 미국의 상호관세 정책에 따른 글로벌 증시 악화 등 원인으로 외인의 수급이 이탈하면서 전반적인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익이 감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분기 국내주식 하루 평균 거래 대금은 전년 동기 대비 14.4% 감소한 1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해외주식 거래 대금도 하루 평균 3조6000억원에 그쳤다. 이는 전 분기 대비로도 약 10% 감소한 수치다.

일각에서는 4월 들어 관세가 발효되거나 유예하고, 대통령 파면에 따른 대선 정국 돌입 등 불확실성이 일부 해소되면서 증시 거래 대금도 늘어날 것이라는 견해도 나온다. 증권사들이 1분기에 부진했더라도 연간 기준으로는 지난해보다 순이익이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금융(IB), 부채자본시장(DCM) 등 IB부문에서는 올해 1분기 증권사들의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회사채 발행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3% 늘어난 45조4185억원으로 집계됐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위축됐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공개(IPO) 공모금도 대어 LG CNS 상장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3배가량 늘어난 1조8625억원을 기록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1분기는 대내외적 변수에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시기이나, 불확실성이 하나씩 해소되면서 투심이 회복되고 공매도 재개와 대체거래소 출범, 금리 인하, 밸류업 등 거래량 증가로 이어질 요소가 시장에서 실현된다면 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며 "IB부문에서도 종합투자계좌(IMA) 제도 개선 등 당국이 증권업의 기업금융 경쟁력 제고를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신규 자금 조달처 확대도 기대된다. 양호한 영업환경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기록하고 리스크를 줄인다면 지난해보다 실적이 크게 개선되는 증권사도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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