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황준익 기자] DL이앤씨가 한남뉴타운에 하이엔드 브랜드 '아크로' 깃발을 꽂는다. 오랜 시간 한남5구역에 공을 들여온 결과다.
한남5구역 재개발 조합은 15일 오후 마감한 '수의계약을 위한 시공자 선정 입찰'에 DL이앤씨가 단독으로 참여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조합은 DL이앤씨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다음달 31일 총회를 열어 조합원 투표를 통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조합은 다음달 중순께 홍보관도 운영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남5구역 조합 관계자는 "DL이앤씨 단독으로 입찰에 참여했다"며 "다음달 10일 합동홍보설명회가 계획돼 있다"고 말했다.
앞서 한남5구역은 지난해 1, 2차 모두 DL이앤씨의 단독 입찰로 유찰됐다. 조합은 두 차례 유찰로 수의계약으로 전환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입찰에 현장설명회 1회 이상 참석한 업체(11곳)를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를 통해 건설사 간 경쟁을 유도한 것이다.
다만 DL이앤씨가 그동안 한남5구역 재개발을 수주하기 위해 오랜 시간 조합원들과 네트워크를 쌓아온 만큼 업계에서는 다른 경쟁사 참여가 쉽지 않으리라고 봤다.
업계 관계자는 "DL이앤씨가 오랜 시간 조합원들과 교류를 한 상황에서 다른 건설사가 입찰에 참여하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남5구역 재개발은 서울 용산구 동빙고동 60번지 일대 18만3707㎡ 부지에 지하 6층~지상 23층, 아파트 51개동, 2592가구를 짓는 사업이다.
5구역은 한남뉴타운 재개발사업 부지 안에서도 평지가 많아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 조합은 공사비로 3.3㎡당 916만원을 제안해 총공사비가 1조7584억원에 달해 한남4구역보다 더 크다.
조합은 다음달 31일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사업시행계획안 의결을 받아 6월 사업시행계획인가도 신청할 계획이다. 한남5구역은 지난해 11월 총회에서 사업시행계획안이 부결된 바 있다. 조합원들은 이번에 반드시 가결하겠다는 의지다.
조합은 올해 시공사 선정과 사업시행계획인가를 마무리하고 내년에 분양신청,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득해 2027년 하반기에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이앤씨가 한남5구역 재개발 시공권을 따내면 단숨에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2조원을 돌파한다. DL이앤씨는 올해 연희2구역 공공재개발 1건을 수주해 3993억원의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앞서 두 차례 시공사 입찰에 단독으로 참여하는 등 한남5구역 사업에 깊은 관심을 갖고 준비해왔다"며 "DL이앤씨는 한남5구역을 한남동의 명품 랜드마크 단지로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남뉴타운 재개발은 5구역을 끝으로 대우건설(2구역), 현대건설(3구역), 삼성물산(4구역) 등 시공사 선정이 마무리된다. 서울 재개발 중에서도 입지여건이 좋은 한남뉴타운은 2003년 뉴타운지구 지정 이후 각 구역이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우선 가장 속도가 빠른 한남3구역은 뉴타운 지정 22년 만인 지난 2월 철거를 시작했다. 철거를 마치면 내년 착공 2029년 입주가 시작될 예정이다.
한남2구역은 지난해 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했다. 상반기 안으로 승인이 예상된다. 변수는 시공사 교체다. 한남2구역 조합은 오는 27일 시공사인 대우건설의 재재신임을 묻는 총회를 열 예정이다. 2017년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한남1구역은 올 초 서울시 '신속통합기획 주택재개발' 후보지로 선정되면서 다시 재개발에 나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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