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장도 참여하는 한국앤컴퍼니 '임원 단톡방'…AI 활용 소통·학습 혁신
  • 허주열 기자
  • 입력: 2025.04.15 10:38 / 수정: 2025.04.15 10:38
응답률 90% 이상…매일 5~6건 의제 두고 토론
조현범 "한온시스템 등 그룹 전 계열사 확대 시행"
경기도 판교 소재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테크노플렉스 전경. /한국앤컴퍼니그룹
경기도 판교 소재 한국앤컴퍼니그룹 본사 테크노플렉스 전경. /한국앤컴퍼니그룹

[더팩트ㅣ허주열 기자]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최근 '인공지능 단톡방'을 운영하며 임원 역량·소통 혁신에 나섰다.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도 이 단톡방에 직접 참여하면서, 새로운 시도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15일 한국앤컴퍼니그룹에 따르면 회사 소속 임원들은 매일 인공지능 단톡방(Insight Ai Agent, IAA)에 주제 제약 없이 콘텐츠와 의제를 제시하고 IAA가 내용을 요약한다. 특히 IAA는 단순 요약에 그치지 않고 해당 콘텐츠의 시사점, 임원들이 체크해야 할 인사이트 핵심까지 제시한다. 구성원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유롭게 소통한다.

지난 2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전사 임원을 대상으로 도입한 IAA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활용한 혁신형 소통·학습 플랫폼이다. 스마트폰과 카톡 계정만 있으면 접속 가능하다.

이 채팅방엔 조현범 회장을 비롯해 △미래전략 △경영혁신본부 △디지털전략 △커뮤니케이션 △리테일혁신 △R&D 등 주요 부서 임원 100명 이상이 참여한다. 구성원이 기사·영상·웹페이지 등 콘텐츠를 게시하면 AI가 이를 요약하고 시사점을 제시한다. 임원들은 다방면 콘텐츠에 소요하는 학습 시간을 줄이고 논의 중심 소통을 진행한다.

IAA 특징은 '비자율적 자율학습'이란 점이다. 알림 설정은 자유지만 응답률은 평균 90% 이상이다. 매일 대여섯 건 이상의 의제가 제시되는데 짧은 멘트부터 장문의 분석, 개인 경험 공유까지 다양하다. 참가자들은 여기에 '좋아요', '질문', '공감' 등으로 실시간 반응하며 소통 연속성을 이어간다.

특정 주제에 대한 소통이 심화하면 마이크로소프트(MS) 팀즈(Teams) 플랫폼의 '임원 혁신 채널'로 이관돼 논의가 확장된다. 모든 콘텐츠와 댓글·반응은 별도 대시보드로 집계돼 참여도·협업 지표 통계로도 활용된다.

한 임원은 "기존 보고서 기반의 내부 회의보다 훨씬 역동적이고 솔직한 토론이 가능하다"며 "형식과 권위가 삭제된 '진짜 학습 조직'에 동참하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IAA는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전사적으로 추진 중인 디지털 전환(DT)·인공지능 전환(AX)과 맞닿아 있다. 업무 자동화를 넘어 구성원 지적 역량 강화 및 소통 방식 진화로까지 확장한다는 의미다. 특히 'AI + 조직문화' 결합 방식으로 업무·직급·지역·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실시간 학습·협업하는 구조로, 대기업의 기존 일방향 보고 문화'를 뒤흔든 선도 사례로 꼽힌다.

프로젝트를 기획·운영하는 서중철 경영혁신담당 상무는 "AI가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구성원들의 정보 감수성을 높이고, 토론·연결을 유도하는 커뮤니케이션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IAA는 향후 디지털 거버넌스 플랫폼으로까지 확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IAA 도입은 지난해 10월 조현범 회장의 경영전략혁신회의 피드백에서 시작됐다. 당시 회의체 구성원 간에 "임원들이 수동적 보고가 아닌 능동 공유 및 자발적 학습이 필요하다"는 피드백이 오갔고 이후 조 회장과 경영혁신담당이 약 4개월간 기획·개발을 주도해 지난 2월 정식 오픈했다.

실제 조 회장은 IAA에서 콘텐츠에 대한 인사이트를 나누거나 아이디어를 제안하며 임원들과 활발히 소통한다. 조 회장은 이달 초 채팅방에서 "한온시스템 등 그룹 전 계열사 임원들도 함께 IAA로 소통하자"며 참여 범위 확대를 직접 제안하기도 했다.

업계는 IAA를 AI 기반 지식 내재화(Internalization) 모범 사례로 보고 있다. 기존 AI는 분석 도구나 자동화 수단에 머물렀지만, 조 회장이 이를 '조직 문화 촉진제'로 혁신했다는 것이다. 그룹 관계자는 "AI를 활용해 임원 역량을 강화하면서도 자유롭게 토론하는 조직 문화를 실험 중"이라며 "IAA는 그룹 차원의 AX 강화를 위한 테스트베드이자 유쾌한 도전"이라고 설명했다.

sense83@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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