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옷도 판다"…편의점업계, 상품 다양화 효과 낼까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04.15 10:22 / 수정: 2025.04.15 10:22
협업·PB 의류 출시, 패션 카테고리 매출액 성장세
점포 증가세 둔화·영업익 감소…불황 타개책 마련
국내 편의점업계가 수익 모델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업체들이 단독 판매하는 의류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GS25 매장에 진열된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제품 모습 /우지수 기자
국내 편의점업계가 수익 모델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GS25, 세븐일레븐 등 주요 업체들이 단독 판매하는 의류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GS25 매장에 진열된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제품 모습 /우지수 기자

[더팩트|우지수 기자] 편의점업계가 식음료를 넘어 의류까지 판매군을 확대하고 나섰다. GS25, 세븐일레븐 등이 단독 의류 제품을 선보이며 상품군을 확장하는 가운데 새로운 수익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GS25는 지난달부터 무신사와 협업한 브랜드 '무신사 스탠다드 익스프레스' 제품을 편의점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티셔츠, 바지, 바람막이 등 12종 제품을 온라인 판매 제품과 동일한 가격에 선보였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9월 동대문에 패션·뷰티 특화 매장 '던던점'을 열었다. 최근에는 자체 브랜드 '세븐셀렉트' 티셔츠를 출시했다. 9900원대 티셔츠 제품으로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로 제작했고 이달 안으로 양말 8종도 추가할 예정이다.

편의점업계는 편의·실용성을 앞세운 의류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속옷, 양말, 티셔츠 등 범용성 있는 제품 중심으로 구성했다. 지금까지 편의점 옷은 여행지나 갑작스러운 상황에서 급히 사 입는 '긴급 의류'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가까운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는 일상복을 겨냥한다. 한 편의점업계 관계자는 "입고 마는 옷이 아닌 평소에도 입을 수 있는 옷으로 이미지를 바꾸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의류를 찾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GS25에 따르면 지난달 무신사 옷을 출시한 후 2주 동안 관련 제품군 매출이 지난해 동기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대학가·관광지 점포에서는 120% 이상 늘었다. 이달 들어서도 성장세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세븐일레븐 경우 지난해 패션 카테고리 매출액이 전년(2023년) 대비 15% 늘었다.

편의점업계가 이처럼 의류까지 판매 카테고리를 넓히는 이유는 수익 다변화 때문이다. 최근 편의점 점포 수 증가 속도는 둔화된 반면 수익성은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편의점 4사의 전국 점포 수는 5만4854개로 전년 대비 168개 늘어나는 데 그쳤다. 이는 지난 2023년 늘어난 2356개의 7% 수준에 불과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GS25의 2024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9% 감소한 1946억원을 기록했다. CU 역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4.6% 줄어든 2304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븐일레븐은 3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타개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일본에서는 편의점 의류 사업이 흥행한 전적이 있다. 일본 편의점 패밀리마트는 지난 2021년부터 자체 브랜드 '컨비니언스 웨어'를 운영 중이다. 배우 기무라 타쿠야가 신은 양말이 품절되는 등 유명인 마케팅 효과가 겹쳐 의류 매출액 약 1000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편의점의 의류 강화 전략은 이 같은 사례에서 힌트를 얻은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업계는 향후 의류, 화장품 등 상품군을 다양하게 늘릴 계획이다. 다만 공간 제약에 따른 매대 구성 한계, 계절성 소비 등 구조적인 과제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제품만 소비자 마음에 든다면 의류 경쟁력이 생길 것"이라면서도 "의류 품목을 늘리려면 결국 그 자리에 있던 다른 제품을 빼야 하는데, 공간이 한정된 상황에서 최대한 이익을 낼 방안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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