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신선식품 새벽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마켓을 운영하는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한다. 기업공개(IPO)를 노리고 있는 오아시스가 인지도 높은 티몬을 인수해 본격적으로 몸집 키우기에 나섰다는 평기다. 다만 티몬은 판매자 대금 미정산 이슈 등이 여전히 남아있어 오아시스에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이날 오아시스를 티몬의 최종 인수예정자로 선정했다. 이에 따라 오아시스는 티몬을 100% 신주 인수 방식으로 인수하게 된다.
인수대금은 116억원이다. 여기에 오아시스가 변제할 예정인 미지급 임금, 퇴직금 공익채권과 퇴직급여 충당 부채 등을 감안하면 실질 인수 대금은 181억원 수준이 될 전망이다. 오아시스가 티몬을 인수하게 되면 앞으로 5년간은 종업원의 고용을 보장해야 한다.
법원은 다음 달 15일까지 회생계획안을 제출받고 오는 6월 관계인 집회를 열어 오아시스를 티몬의 최종 주인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오아시스마켓 측은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면 인가된 변제계획에 따라 회생채권을 변제하고 추가 운영자금을 투입해 회사를 조속히 정상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1년 유기농 식품 판매 기업으로 시작한 오아시스는 2018년 '오아시스 마켓'을 통해 신선식품 새벽 배송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치열한 이커머스 경쟁 속에서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해온 오아시스는 지난 2023년 IPO를 추진했으나 수요 예측이 저조해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끊임없이 IPO 기회를 엿보던 오아시스는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도약하기 위해 이커머스 업계에서 인지도가 높은 티몬을 인수하기로 결정했다. IPO의 성공 가능성을 높이려면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고 기업가치를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오아시스는 앞서 지난 1월 닭가슴살 브랜드 ‘아임닭’을 운영하는 와이즈유엑스글로벌을 약 50억원에 조건부 인수하기도 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오아시스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398억원으로 티몬 인수를 위한 오아시스의 자금력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다만 업계는 오아시스의 티몬 인수가 장기적으로 득이 될지 독이 될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다. 티몬은 큐텐이 인수해 운영한 이래 한번도 흑자를 내 못한데다 지난해 대규모 미정산 사태 이후 셀러들에게 지급해야 할 정산금 문제까지 있기 때문이다.
EY한영 보고서에 따르면 티몬은 지난 2022년과 2023년 각각 1526억원, 24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총부채는 1조191억원에 달한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기업들이 공세가 격화하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이들은 막대한 자본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국내 시장을 대상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벌이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오아시스가 아직까지는 흑자를 내고 있지만 티몬 인수 이후에도 이같은 재무 안정성이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며 "시장 재편이 어느정도 마무리된 국내 이커머스 시장에 오아시스가 어떤 차별화 전략으로 침투할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