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이호성 하나은행장, '손님 중심' DNA 강화 전략 통할까
  • 이선영 기자
  • 입력: 2025.04.15 00:00 / 수정: 2025.04.15 00:00
지난 11일 취임 100일 맞아…시니어, 소상공인 등 고객 확보 노력
퇴직연금 규모 1위 도전·리딩뱅크 탈환 등 과제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손님 중심의 대한민국 대표 은행으로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은행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손님 중심의 대한민국 대표 은행으로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다. /하나은행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하나은행을 손님 중심의 대한민국 대표 은행으로 거듭나게 하겠습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이 지난 11일 취임 100일을 맞았다. 이 행장은 취임 이후 '손님이 먼저 찾고 손님과 함께 성장하는 하나은행'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트래블로그' 효과로 계열사인 하나카드의 성장세를 이끈 그는 퇴직연금 시장에서 '적립금 1위' 은행으로 나아갈 계획이다. 더불어 신한은행에 뺏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일 이호성 행장이 취임 100일을 맞이했다. 이 행장은 지난 1월 2일 하나은행의 선장으로 선임돼 본격 임기를 시작했으며 임기는 2년이다.

이 행장은 1981년 한일은행으로 입행해 하나은행 강남서초 영업본부장, 중앙영업그룹장, 영업그룹장(부행장)을 거쳐 하나카드 대표로 재직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행장은 하나카드 대표 재직 당시 '트래블로그 카드'를 흥행시켜 영업력을 인정받았다. 그는 하나카드의 매출 증가와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리며 수치로 이를 증명했다. 해외 체크카드 시장점유율은 2022년 25.4%에서 50%까지 치솟았다. 하나카드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217억원으로 전년 동기(1710억원) 대비 29.6% 급증했다. 업계에선 이례적 성장세라는 평가를 받는다.

하나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행장 추천 당시 이 행장을 "현장 경험과 영업 노하우, 실행력을 갖춘 리더로, 수익성과 영업력을 동시에 증명한 인물"이라며 "긍정 에너지를 기반으로 조직 문화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인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 행장은 지난 1월 취임 직후 하나금융지주 주식 3000주를 장내 매입하며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피력하기도 했다.

이 행장은 △지속가능 성장을 위한 손님기반 확대 △안정적 수익 기반을 위한 사업모델 혁신 △영업 중심의 조직문화 재정립 등 3대 전략 방향을 제시했다.

3대 전략 방향에 따라 이 행장은 시니어, 소상공인 등 고객을 공략하기 위한 전략을 꾀하고 있다.

하나은행에 따르면 시니어 고객을 위한 '하나 더 넥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고령층 맞춤형 금융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시니어 고객을 위한 오프라인 전문 소통 채널 '하나 더 넥스트 라운지'도 운영 중이다.

기업그룹 내 소호사업부를 신설해 자영업자 및 소상공인 대상 금융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제4인뱅인 '한국소호뱅크 컨소시엄'에도 합류했다.

국내거주 외국인 손님을 위한 전략도 눈에 띈다. 하나은행은 전국 외국인 근로자 밀집지역에 16개 일요 영업점을 운영하고 있다. 본점에는 외국어 전담 인력을 갖춘 마케팅팀을 설치해 9개 언어를 지원한다. 또한 해외송금 전용 모바일 앱 'Hana-EZ'를 중심으로 해외 제휴 은행과 다이렉트(API) 기반 송금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행장은 최근 간담회에서 청년 고용 연계자금과 관련한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이 행장은 지난 9일 '민생 경제 및 은행권 경쟁력 제고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청년 고용 연계자금에 대해 예산 확대 편성을 요구했다. 이 자리에서 이 행장은 "올해 청년 고용 연계자금이 작년도와 똑같이 1500억원 배정됐는데, 이는 전체 소상공인 예산 중 4% 수준 밖에 안 된다"며 "1인당 7000만원 수준인데, 3일 만에 소진된다"며 "관련 예산을 확대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신한은행에 뺏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이호성 하나은행장은 신한은행에 뺏긴 '리딩뱅크' 탈환을 위한 노력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

아울러 하나은행은 연금 시장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퇴직연금 시장에서 두곽을 드러내며 전체 금융권에서 적립금 증가 규모 1위를 달성하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기준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적립금은 40조2000억원으로 전년 말 대비 6조6000억원 급증했다. 이로써 2023년에 이어 2년 연속 퇴직연금 적립금 증가 1위를 달성했다.

다만, 적립금 규모로는 하나은행은 신한은행, KB국민은행에 이어 은행권 3위다. △신한은행(45조9000억원) △KB국민은행(42조원) 수준이다. 이에 이 행장은 하나은행의 퇴직연금 경쟁력을 강화하며 규모 1위를 위한 도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리딩뱅크 탈환 의지 역시 이어간다. 영업력을 중심으로 은행 체질을 재정비하고 리딩뱅크를 되찾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관측된다. 하나은행은 2022~2023년 연속 리딩뱅크에 올랐으나 지난해 신한은행에게 자리를 내주고 2위로 밀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3조3564억원의 순익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3.5% 감소한 수치로, 환율 상승으로 2119억원 규모의 외환(FX) 환산손실 등이 발생한 영향이다. 신한은행은 같은 기간 20.5% 증가한 3조6954억원의 연간 당기순이익을 냈다. 비이자이익을 늘리고 충당금 적립금을 줄인 덕분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영업력 강화를 위한 전략과 관련해 "선도 금융회사로서의 위상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력을 중심으로 은행 체질을 재정비하고, 손님 중심의 조직문화를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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