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백종원과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악재가 계속되고 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반성하겠다"며 허리를 굽혔지만 매일 새로운 논란이 양산되며 리스크가 끊이지 않는 모양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올해 초부터 끊임없이 구설에 오르고 있다. 올해 설 연휴를 앞두고 출시한 '빽햄 선물세트'의 가격·품질 논란에 이어 산하 프랜차이즈의 감귤 맥주의 함량 부족이 시작이었다.
이후 백 대표가 액화석유가스(LPG) 옆에서 조리하는 영상이 각종 SNS에 퍼졌고 농지법·건축법 위반, 한신포차 낙지볶음 원산지 표기법 위반이 제기됐다. 그 외에도 농약 분무기로 사과 주스를 살포하거나 빽다방 영수증, 플라스틱 용기 전자레인지 논란, 새마을 식당 직원 '블랙리스트' 의혹 등 크고 작은 논란이 줄을 이었다.
이에 백 대표는 공식 홈페이지에 두 차례에 걸쳐 사과문을 올렸다. 그는 "저는 물론 더본코리아의 모든 임직원이 현 상황을 엄중히 받아들이면서 전사적 차원의 혁신과 총력을 다하고 있다"며 "연이은 이슈로 실망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악재가 겹치던 중 지난달 28일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주주총회에서 백 대표는 자신과 회사를 둘러싼 논란에 직접 고개를 숙였다. 그는 "죄송하다. 경영자로서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점을 뼈저리게 반성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대표가 주주들에게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주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백 대표는 대응 방안을 제시했다. 그러나 "계획 중" "검토 중" "변할 것"이라는 원론적 수준의 답변 외에 구체적인 대책과 방향성은 내놓지 못했다. 이에 더본코리아가 신뢰를 회복하고 다시 국내 대표 프랜차이즈 기업으로 서기 위해서는 백 대표의 명확한 해결 방안이 필요하다는 업계 지적이 나온다.
현재 더본코리아는 내부적으로 고품질 상품 개발, 지역 농가 살리기, 조직 개편, 해외 시장 진출 확대 등을 계획 중이다. 빽햄은 생산이 중단된 상태로 맛과 품질 면에서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새로운 빽햄 출시일과 고기 함량 등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더본코리아는 백종원 의존도가 높은 회사다. 별도의 모델을 사용하지 않고 백 대표가 직접 간판과 홍보물에 등장하고 있으며 각종 예능과 개인 유튜브에서 자사 제품을 홍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 대표는 '오너리스크'에 대해 "논란이 해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고 주가는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라며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이 아닌 외양간을 더욱 넓히고 단단하게 만들겠다"고 말했다.
업계 전문가들은 더본코리아의 위기를 단순한 해프닝이 아닌 지금까지 만들어온 구조적 한계의 결과로 보고 있다. 문제를 정면 돌파하기 위해서는 빠르게 조직 정비를 진행하고 해외 시장, 인수합병(M&A) 등 향후 계획 보다 회사 내부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종우 아주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사과도 중요하지만 논란이 계속 발생하는 상황에서 자체 점검을 냉정하게 진행해야 한다"며 "논란이 단순히 지나가는 바람이 아니라는 것을 받아들여 전문가들에게 감사를 받아 명확히 조치를 취하고 미래 비전적인 이야기보다는 이미 발생한 논란을 털어내야 하는 게 시급하다"고 말했다.
주가는 계속 내리막이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더본코리아 주가는 상장 첫날 60% 넘게 올랐으며 장중 최고가 6만45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지난 8일 2만6650원으로 거래를 마치며 상장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논란은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닌 더본코리아 내부적으로 쌓여왔던 게 터진 것"이라며 "회사 내부의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백종원의 능력이 상장 기업 규모를 경영하기에 아직 부족하다고 소비자들에게 인식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