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차남' 김동원 '야심작' 캐롯 씁쓸한 결말…'금융 지배력' 어쩌나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04.10 11:13 / 수정: 2025.04.10 11:13
출범 이후 지속 적자…한화손보로 합병 추진
해외사업도 부진…금융지주 역할 한화생명 지분율도 낮아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 겸 사장이 주도한 사업이 부진하면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승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화생명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 겸 사장이 주도한 사업이 부진하면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 승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화생명

[더팩트 | 김태환 기자]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 겸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직접 설립을 주도한 캐롯손해보험이 끝내 적자를 넘지 못하고 한화손해보험에 흡수합병 되는데다, 한화생명에서 추진하는 해외사업도 적자가 나타나는 등 실적이 낮은 것으로 파악된다. 김 사장이 직접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율도 낮은 가운데 금융 부문 승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0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최근 자회사 캐롯손해보험을 흡수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캐롯은 한화그룹의 금융 계열사 경영을 맡고 있는 김동원 사장이 최고디지털책임자(CDO)를 맡으면서 설립 작업을 이끌었다.

캐롯 출범 당시 한화손보와 더불어 현대자동차와 SK텔레콤, 알토스벤처스,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여러 대기업과 벤처캐피털이 주주로 참여하는 등 보험시장에서 주목받았다.

캐롯은 출범 첫해인 2019년 91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뒤 △2020년 381억원 △2021년 650억원 △2022년 841억원 △2023년 760억원 △2024년 662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캐롯의 부진 원인으로는 수익모델의 한계와 보험 역량 부족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캐롯은 대표상품인 '퍼마일보험'이나 새로 출시되는 상품이 단기성 보험에 집중돼 보험료 수입이 적고 장기보험을 주력상품으로 가져가는 보험사들과 비교해 고객 유지율이 낮았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손보의 자회사임에도 낮은 브랜드 인지도로 인해 소비자들이 외면한데다, 정교한 리스크와 손해율 관리를 위한 데이터가 부족하다는 약점을 안고 있었다"면서 "결국 보험사가 돈을 벌려면 장기보험을 많이 가져가야 하는데, 디지털 보험사는 이러한 측면에서 어려움을 안고 있는 모델"이라고 지적했다.

김 사장의 주도로 이루어지는 한화생명의 해외진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 않은 상태다. 지난해 한화생명 해외법인 3곳의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5% 감소한 43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1년 이후 2년 연속 플러스 성장을 했지만 지난해는 역성장으로 전환했다.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한화생명과 셀라돈 파트너스가 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첫번째), 한화생명 김동원 CGO 사장(오른쪽 두번째)과 셀라돈 파트너스 도날드 탱 대표이사(오른쪽 첫번째), 애셔 슈 전무(왼쪽 두번째)가 스위스 다보스 한화 오피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지난 1월 22일(현지시간) 스위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한화생명과 셀라돈 파트너스가 아시아 시장 진출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한화생명 여승주 대표이사 부회장(왼쪽 첫번째), 한화생명 김동원 CGO 사장(오른쪽 두번째)과 셀라돈 파트너스 도날드 탱 대표이사(오른쪽 첫번째), 애셔 슈 전무(왼쪽 두번째)가 스위스 다보스 한화 오피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생명

특히 김동원 사장은 직접 보유한 한화생명 지분이 현저히 낮아 금융 계열사 지배력을 잃을 수 잇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 사장의 한화생명 직접 지분율은 0.03%로, 오너 일가가 아닌 여승주 한화생명 부회장 지분율(0.02%)보다 약간 높은 수준이다.

김 사장이 한화생명 지분 10%를 매입하려면 약 230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다. 김동원 사장은 김동관 한화 부회장과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 등 형제들의 도움을 받아 간접지배만 유효한 상태다.

다만, 한화생명은 김동원 사장의 해외시장 공략이 순항 중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글로벌 시장서 성공적 사업 추진을 위해 '현지 전략적파트너십 구축', '종합 금융 라이선스 확보', '디지털 서비스 차별화'를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3대 전략으로 설정, 주요 권역 시장별 차별적으로 적용하고 있다"면서 "베트남에 현지법인 최초 설립, 인도네시아 노부은행 지분 인수, 미국 증권사 벨로시티 지분 인수 등 다양한 투자 기회를 창출함으로써 장기적 수익성을 강화하고, 해외 금융 사업과의 시너지도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캐롯의 부진과 김동원 사장의 지분 문제와 관련해 한화금융 계열사들은 별도의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김동원 사장의) 지분과 관련해 특별히 말할 내용은 없다"고 말했고, 한화손보 관계자도 "(김동원 사장과) 캐롯의 성과와 관련해 입장이 없다"고 밝혔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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