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위메프 인수전에 나선 제너시스BBQ가 이커머스 기반 종합 식품기업으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티메프(티몬, 위메프)'가 모두 인수 의향자를 확보한 가운데 유통업계 온라인 시장의 전략적 변수가 될지 주목된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최근 BBQ는 위메프 측에 인수의향서(LOI)를 제출했다. 인수 방식은 '스토킹 호스' 구조로 조건부 인수자와의 협상과 동시에 공개 입찰이 병행된다. 현재 위메프에 대한 실사는 시작되지 않았으며 BBQ는 내부 검토 단계라고 밝히고 있다.
BBQ는 이번 인수를 통해 단순 플랫폼 운영을 넘어 식품 유통 전반으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치킨, 간편식, 소스류 등 자사 PB상품의 온라인 유통 채널을 확보하고 정기배송 등 구독형 모델을 강화하려는 전략이다. 특히 위메프 내에 전용관을 구축하고 플랫폼 내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맞춤형 제품을 테스트·판매할 수 있는 구조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계열사인 파티센타가 운영 중인 정기식 구독 서비스와의 연계도 가능하다.
위메프의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는 약 430만 명 수준이다. BBQ는 기존 자사몰 중심 운영 구조에서 벗어나 고객 접점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었고 브랜드 홍보 채널로 플랫폼을 확보하는 것이 수익성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반면 위메프는 지난해 미정산 사태 이후 신뢰도와 셀러 수가 급격히 하락했고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상황이다. EY한영 실사 보고서에 따르면 위메프의 청산가치는 134억원, 계속기업가치는 마이너스 2234억원으로 평가됐다. 매각가는 100억원대 수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위메프는 지난 티메프 사태(티몬, 위메프 대규모 미정산 사태) 이후 브랜드 이미지 타격이 심각한 데다, 정산금 회수 문제와 관련된 법적 불확실성도 남아 있는 상황이다. 물류나 기술 인프라 경쟁력 등 인수 이후 보완도 필요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인수 시도가 실제 거래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BBQ는 이커머스 운영 경험이 적고 플랫폼 사업의 고정비 구조나 적자 누적 리스크에 대한 부담도 존재한다. 이와 관련 제너시스BBQ 관계자는 "인수의향서만 제출한 상태며 구체적인 인수 계획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티메프 사태를 일으킨 또 다른 이커머스 플랫폼 티몬은 새벽배송 업체 오아시스를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확정하고 본입찰 절차에 돌입했다. 오아시스는 플랫폼 결합을 통해 거래액 확대 및 기업공개(IPO) 재도전을 노리고 있다. 2022년 기준 티몬의 거래액은 약 3조8000억원으로 인수 시 오아시스의 신선식품 물류 인프라와 티몬의 거래망이 결합되는 시너지가 기대되고 있다.
티몬과 위메프의 매각은 국내 이커머스 시장 내 중위권 사업자의 생존 전략이 될 수 있다. 전통 유통업체와의 결합을 통해 온라인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확보하는 사례가 되기 때문이다. 다만 두 플랫폼의 시장 점유율이 각각 5%, 3% 수준으로 직접적인 시장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만큼 기존 회원 기반만으로는 경쟁력이 유지되기 어렵고 플랫폼 신뢰도 회복과 셀러 유치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며 "이커머스 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는 기업 입장에서는 체계적인 계획이 있어야 전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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