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유예 발표에 힘입어 뉴욕증시가 기록적인 상승세를 보이며 장을 마쳤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7.87%(2962.86포인트) 급등한 4만608.45에 거래를 마감했다. 지난 2020년 3월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9.52%(474.13포인트) 뛴 5456.90에 거래를 마쳤다. 이 상승률은 지난 2008년 이후 17년 만에 최대치이며, 2차 세계대전 후 기준으로는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도 12.16%(1857.06포인트) 급등한 1만7124.97로 거래를 마쳤다. 나스닥 지수의 상승폭은 기술주 거품 붕괴 이후 약세장이 이어지던 지난 2001년 1월 3일(14.17%) 이후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주가가 급등한 배경은 글로벌 관세 전쟁을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이 갑자기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는 '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의 104% 관세에 대응해, 오는 10일부터 미국산 제품에 대한 자국 내 관세율을 기존 34%에서 84%로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또 미국 기업 12곳을 수출 통제 목록에 추가하며, 이중 용도 품목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다. 아울러 미국의 추가 관세 조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추가 제소했다.
유럽연합(EU)도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부과된 25% 관세에 대한 대응 조치로 첫 보복 관세를 승인했다. 다만 해당 조치는 오는 15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며, 협상이 타결될 경우 언제든 철회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때까지 소폭 등락을 반복하던 뉴욕증시는 미 동부시간 기준 오후 1시 18분께부터 방향을 틀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국가들을 대상으로 90일간 상호관세를 유예하겠다고 발표하면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SNS에 "90일간 관세 유예를 승인했고 이 기간 동안 10%로 대폭 낮춘 상호 관세를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에 대해선 "세계 시장에 보여준 존경심 부족"에 근거해 관세를 즉시 125%로 인상해 적용한다고 했다.
시장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관세 전쟁 우려로 하락세를 이어가던 기술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주요 지수가 일제히 급등했다.
이날 테슬라는 22.7%, 엔비디아는 18.7%, 애플은 15.3%, 메타는 14.8%, 아마존은 12%, 마이크로소프트는 10.1%, 구글은 9.9% 상승 마감했다. 브로드컴은 18.7%, AMD는 23.9% 상승했다.
암호화폐 시장도 강세를 나타냈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8.7% 상승해 8만3400달러선을 회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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