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지난달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 재지정하며 투자자들이 실거주 의무 규제를 적용받지 않는 경매시장으로 몰린 데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9일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이 발표한 '2025년 3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72건으로 전달(253건)에 비해 약 32% 감소했다. 지난 2월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로 일부 지역에서 아파트값이 급등하자 채무를 상환하거나, 경매가 유예되는 사례가 늘면서 진행건수 감소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낙찰률은 41.9%로 전월(42.7%)보다 0.8%p 하락했다.
낙찰가율은 전월(91.8%)보다 5.7%p 상승한 97.5%를 기록하며 2022년 6월(110.0%) 이래 2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지지옥션은 "지난달 24일부터 서울시가 토지거래허가구역 재지정 및 확대 조치한 이후 투자수요가 규제를 받지 않는 경매시장으로 몰리면서 고가낙찰 사례가 속출했고 이로 인해 평균 낙찰가율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평균 응찰자 수 역시 전월(8.9명)보다 1.7명이 늘어난 10.6명이다. 이는 2021년 2월(11.7명) 이후 약 3년 만에 최고치다.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2888건으로 전월(3379건) 대비 약 15% 감소했다. 낙찰률은 39.9%로 전달(42.6%)보다 2.7%p 하락했고, 낙찰가율은 85.1%로 전달(84.7%)과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평균 응찰자 수는 8.3명으로 전월(7.2명)보다 1.1명이 늘어나면서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경기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650건으로 전월(753건) 대비 약 14% 감소했다. 낙찰률은 43.1%로 전달(51.8%)보다 8.7%p 하락했고, 낙찰가율은 86.5%로 전달(86.1%)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11.0명으로 전월(9.4명)보다 1.6명이 증가하면서 7개월 만에 두자릿 수를 회복했다. 특히 상대적으로 이자 부담이 덜한 소형 저가 아파트에 많은 응찰자가 몰렸다.
인천 아파트 진행건수는 319건으로 전달(225건)에 비해 약 42%가 증가했다. 낙찰률은 33.9%로 전월(33.3%) 대비 소폭(0.6%) 상승하는 데 그쳤고, 낙찰가율은 전월(80.5%)보다 0.6%p 하락한 79.9%를 기록해 4개월 만에 다시 80% 선을 밑돌았다. 인천 미추홀구의 매물 적체와 낮은 낙찰가율이 아파트 경매시장 침체의 원인으로 작용했다. 평균 응찰자 수는 8.6명으로 전월(9.7명) 대비 1.1명이 감소했다.
지방 5대 광역시 중에서는 울산(83.7%) 아파트 낙찰가율이 전달(89.5%)에 비해 5.8%p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였다. 이어서 대전(76.8%)은 2.7%p, 광주(78.1%)는 1.0%p 떨어졌다. 부산(79.3%)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달(78.5%) 대비 0.8%p, 대구(81.6%)는 전월(81.5%)에 비해 0.1%p 오르는데 그쳤다.
지방 8개 도에서는 전북(90.5%) 아파트 낙찰가율이 6.5%p 오르며 전국에서 가장 큰 상승폭을 보였다. 전남(81.2%)은 4.3%p 상승하며 4개월 만에 반등했고, 강원(86.6%)은 4.1%p 상승 마감했다. 경북(79.2%)은 전월(83.3%) 대비 4.1%p 하락했으며, 충남(79.3%)과 경남(74.4%)은 각각 3.0%p, 2.2%p 떨어졌다.
진행건수 12건 가운데 6건이 낙찰된 제주는 88.1%, 13건 중 6건이 낙찰된 세종은 89.0%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