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연기 없는 담배 공장'…필립모리스 양산공장 가보니 [TF현장]
  • 우지수 기자
  • 입력: 2025.04.10 08:00 / 수정: 2025.04.10 14:53
동아시아 수출 거점…비연소 담배 생산 비중 60%
7000억원 투자, 7만㎡ 규모…연 400억개비 제작 가능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은 비연소 제품 60%, 연소 제품 40% 생산 비율로 연간 400억 개비 담배 스틱을 생산할 수 있다. 사진은 경상남도 양산시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전경 /한국필립모리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은 비연소 제품 60%, 연소 제품 40% 생산 비율로 연간 400억 개비 담배 스틱을 생산할 수 있다. 사진은 경상남도 양산시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전경 /한국필립모리스

[더팩트|우지수 기자] 말린 이파리를 기계로 반죽하고, 이후 편평하게 펴진 반죽이 돌돌 말려 두루마리 형태가 됐다. 코를 자극하는 담뱃잎 냄새가 이곳이 담배를 만드는 현장이라는 것을 재차 강조했다. 입구에 붙은 '담배연기 없는 빌딩' 팻말이 붙은 공장에서 필립모리스의 비연소 담배 제품이 만들어지고 있었다.

지난 8일 <더팩트> 취재진은 경상남도 양산시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을 찾았다.

한국필립모리스가 '담배연기 없는 빌딩'으로 운영 중인 양산공장은 최근 신제품 '센티아'를 출시하면서 역할이 더 커졌다. 회사에 따르면 센티아는 아이코스를 처음 접하는 성인 흡연자를 위한 스틱으로 기존 제품보다 더 간결한 맛 구성이 특징이다. 현재 기존 아이코스 스틱 '테리아'와 함께 양산공장에서 생산된다. 양산공장은 아시아지역의 유일한 필립모리스 공장으로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 12개국 수출을 담당하고 있다.

첫 공정이 이뤄지는 프라이머리 구역은 이날 처음으로 외부에 공개됐다. 이곳에서는 담뱃잎과 줄기를 가공해 비연소 제품의 핵심 원료인 '캐스트 리프(담배 시트 형태의 원료)'를 생산한다. 기계는 담뱃잎을 잘게 풀고, 이를 다시 분쇄기를 거쳐 혼합·압축하는 과정을 반복했다. 캐스트 리프는 이 공정에서 얇게 펴진 뒤 두루마리 형태로 말려 보관된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입구에 회사 비전을 담은 담배연기 없는 빌딩 문구를 다양한 언어로 새긴 철판이 부착돼 있다. /양산=우지수 기자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입구에 회사 비전을 담은 '담배연기 없는 빌딩' 문구를 다양한 언어로 새긴 철판이 부착돼 있다. /양산=우지수 기자

다음 공정인 세컨더리 구역은 본격적으로 소비자들이 접하는 흰색 담배 스틱을 제작하고 있었다. 멘톨 향이 코끝을 넘어 눈까지 자극하며 본격적인 담배 완제품 가공 현장임을 알 수 있었다. 담뱃잎 향 외 추가 가향 작업이 진행된다는 의미다. 프라이머리에서 만들어진 캐스트 리프는 세컨더리 공정에서 '크림퍼'라는 장비를 통해 막대 형태로 접혀지고, 이는 필터와 함께 '컴바이너'에서 조립돼 담배갑에 들어가는 스틱 형태로 완성된다.

조립을 마친 스틱은 자동 포장기계 '패커'로 이동한다. 이 장비는 20개의 스틱을 한 갑으로, 10갑을 보루 단위로 묶고, 50보루 단위까지 자동 포장한다. 각 스틱에 부착된 바코드와 데이터 코드는 실시간으로 인식되고 불량 제품은 즉시 분리된다. 완제품은 팩 단위로 묶인 뒤 보루 단위까지 포장된다. 포장지와 패키지는 공정 시작 전부터 정렬된 상태로 대기하며 자동 장비에 의해 순차적으로 공급된다.

공장 내외부는 전체적으로 안전 통제에 심혈을 기울인 구조였다. 바닥에는 지게차와 로봇이 오가는 길과 작업자 보행로를 명확히 나눠 혹시 모를 충돌 사고를 방지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사용시 멈춤'을 강조하는 문구가 10미터 간격으로 실내뿐 아니라 외부 통로와 직원 휴게 공간에 붙어 있었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내 세컨더리 공정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제품들을 막대 형태로 제작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 내 세컨더리 공정에서 궐련형 전자담배 스틱 제품들을 막대 형태로 제작하고 있다. /한국필립모리스

양산공장은 총 7만㎡ 규모에 연간 400억 개비 생산이 가능한 설비를 갖췄다. 누적 투자금은 7000억원을 넘는다. 현재 전체 생산량 중 60%가 비연소 제품, 40%가 연소 제품으로 구성됐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회사 기조가 '담배 연기 없는 세상'인 만큼, 비연소 제품 생산 비중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을 고려한 설비 구성과 지속 가능한 운영 전략도 눈에 띄었다. 양산공장은 2021년 AWS 인증을 받았다. 지난해 기준 에너지 효율 12%, 폐기물 16%, 온실가스 10%, 물 사용량 17%를 각각 줄였다. 공장 인력의 93%를 지역 인재(경상도 지역 거주자)로 구성해 지역사회 상생을 꾀했다.

한국필립모리스 관계자는 "센티아는 연초에서 비연소 제품으로 전환을 고민하는 성인 흡연자에게 적합한 제품"이라며 "양산공장은 기술력과 품질 면에서 그룹 내에서도 선도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index@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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