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토크<상>] 막 오른 미국발 '관세전쟁'…현대차, 가격 인상 선 그은 이유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04.06 00:00 / 수정: 2025.04.06 00:00
장기적 관점서 경쟁력 유지 위한 결단
재협상으로 관세 낮춰야 수익성 방어 가능할 듯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지난 3월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현대차그룹

[더팩트 | 정리=김태환 기자] 어느덧 기온이 오르고 남부지방에는 벚꽃이 만개하고 있습니다. 성큼 다가온 봄기운 속에서 헌법재판소의 대통령 탄핵소추안에 대한 선고도 나왔습니다. 진보와 보수를 떠나 헌법 수호와 민주주의의 원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뛰어야 합니다. 대한민국 국민은 위기에 강한 국민인 만큼, 각자의 분야에서 모두가 함께 노력한다면 찬란한 미래가 펼쳐질 것이라 믿습니다.

경제 부문에서도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요. 미국이 한국에 대한 25%의 관세를 부과했음에도 현대자동차가 미국 내 자동차 가격 인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지 공장 생산량을 최대한 늘리고 인상되는 부품가격을 부품사와 분담해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인용 이후 한국의 '정치 리스크'가 해소돼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남아 있는 가운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결정에도 고심이 깊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재계 서열 62위에 오른 애경그룹이 모태 사업인 애경산업 매각을 검토하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 美 상호관세 최대 피해 우려 현대차그룹 '가격 동결' 승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발 글로벌 '관세전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자동차 분야는 상호관세 대상에선 제외됐지만, 품목 관세로 미국 외 지역에서 생산되는 차량은 3일(현지시간)부터 25%의 관세가 붙게됐죠?

-그렇습니다. 예고됐던 우려가 현실화 된 것인데요. 국내 1위이자, 글로벌 3위 완성차 업체인이 현대자동차그룹이 최대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지난해 기준 한국의 대미 수출액은 1278억달러로 수출 비중(18.7%)이 중국(19.5%) 이어 2위입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자동차가 347억달러로 1위입니다. 한국의 전체 자동차 수출(683억)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이 넘는 50.8%에 달합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에 171만대의 차량을 판매했는데, 25% 관세가 붙으면 제조 원가가 그만큼 올라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가격 경쟁력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도 현대차는 미국 내에서 가격 인상은 없다고 일단 선을 그었죠?

-네,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3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 미디어데이에 참석해 "미국 시장은 당사에 중요한 시장이라는 점을 인지하고 있고, 큰 의지를 갖고 있다. 그래서 단기적인 관점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도 보고 있다"며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미국 시장에서 가격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발표 행사 중 무역 장벽 연례 보고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관세 부과 발표 행사 중 무역 장벽 연례 보고서를 들고 발언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에 대해 25% 상호관세를 산정했다. /AP·뉴시스

-제조 원가가 두 자릿수로 오르는데 가격 인상을 하지 않으면, 실적에 상당한 악영향이 끼치지 않나요?

-그럴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즉각적인 가격 인상 조치는 하지 않는 게 맞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앞서 오는 2028년까지 미국에 31조원을 투자해 현지 생산 역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을 밝혔는데요. 이를 통해 관세 영향을 최소화한다는 계획도 세워둔 상태입니다.

-다만 예고한 투자가 순조롭게 진행이 된다고 해도 현지 공장 생산량은 최대 120만대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지난해 미국 판매량의 70% 수준이죠. 미국 내 판매량을 유지하기 위해선 30%의 차량은 미국 밖에서 생산한 차량을 수출해야 하는데, 해당 차량은 관세로 인한 수익성 하락을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생산량 증대에 적지 않은 시간도 필요하고요.

-또한 자동차 부품도 관세 부과 대상이어서 현지 생산 차량도 원가가 일정 부분 상승하는 것은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있습니다. 물론 그 인상분을 부품사와 나눠서 분담할 경우에는 수익성 하락을 최소화할 수도 있을 테고요.

-결국 현지 생산 확대 및 관세가 상대적으로 낮은 국가에서 생산하는 제품을 미국에 수출하는 방식으로 생산 거점 리밸런싱을 하면서 수익성 하락을 최대한 방어한 뒤 정부 차원에서 재협상을 통해 관세를 낮추거나 면제받는 것을 기다리는 게 최선이라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미국발 관세전쟁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리 외교·통상라인은 '윤석열 탄핵 사태' 영향으로 사실상 제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요. 4월 4일 탄핵이 확정되면서, 60일 이내에 새 정부가 들어설 예정입니다. 2개월 뒤 새롭게 들어서는 정부가 미 행정부와의 조속한 재협상을 통해 지금보다 좋은 결과를 얻어 내기를 기대합니다.

☞<하>편에서 계속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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