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공략 강화하는 게임업계…현지화로 실적 확대 겨냥
  • 조소현 기자
  • 입력: 2025.04.04 16:01 / 수정: 2025.04.04 16:06
엔씨, 5월20일 동남아 6개국에 리니지2M 출시
넥슨, 베트남 현지 인력 채용…20명→90명 확대
엔씨소프트는 다음 달 20일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을 출시한다. /엔씨소프트
엔씨소프트는 다음 달 20일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을 출시한다. /엔씨소프트

[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동남아시아 시장을 성장 거점으로 판단,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동남아에 특화된 서비스 및 개발 인프라를 구축하며 장기적인 시장 안착을 모색하는 모양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동남아를 새로운 거점 시장으로 삼고, 현지화와 운영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우선 엔씨소프트(엔씨)는 다음 달 20일 베트남과 태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필리핀 등 동남아 6개국에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리니지2M'을 출시한다.

엔씨는 지난달 29일 동남아 파트너사 VNGGames와 함께 태국 방콕에서 론칭 쇼케이스를 개최, 출시 일정을 공개했다. 현지 서비스는 엔씨와 VNGGames가 공동 설립한 합작법인 'NCV GAMES'가 맡는다.

엔씨는 해당 지역의 모든 이용자가 하나의 서버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플레이 환경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용자는 모바일과 엔씨의 게임 플랫폼 '퍼플'을 통해 리니지2M을 즐길 수 있다.

특히 NCV GAMES는 현지화에 집중했다. 영어와 베트남어, 태국어, 인도네시아어, 중국어(간체) 등 총 5개 국어를 지원하며, 게임 플레이를 통해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비중을 높이는 등 이용자 부담을 낮췄다. 혈맹 시스템 활성화를 위한 '혈맹 지원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과 이벤트도 한다.

넥슨은 넥슨 데브 비나(NDVN)를 통해 현지 인력을 채용, 동남아 운영을 위한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더팩트 DB
넥슨은 '넥슨 데브 비나(NDVN)'를 통해 현지 인력을 채용, 동남아 운영을 위한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더팩트 DB

넥슨도 동남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넥슨은 '넥슨 데브 비나(NDVN)'를 통해 현지 인력을 직접 채용, 동남아 운영을 위한 개발 역량을 강화하는 전략을 택했다.

넥슨 데브 비나는 넥슨네트워크 산하 베트남 현지 개발법인이다. 지난 2022년 3월 넥슨네트워크 대표를 맡고 있던 문새벽 현 넥슨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설립했다.

초기 20명 수준이던 넥슨 데브 비나는 현재 90여명까지 늘어나며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넥슨 관계자는 "시장 공략 강화 차원에서 규모를 늘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게임사들이 동남아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는 이유는 높은 성장 잠재력과 이용자 충성도, 비용 경쟁력 때문이다. 현재 동남아 인구는 약 7억명에 달하며, 젊은층 비중이 높고 모바일 게임 보급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어 게임 소비 기반이 탄탄하다.

특히 베트남은 가장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게임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오는 2029년까지 베트남 게임산업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은 9.02%로 예상되며, 2029년 시장 규모는 약 20억200만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또 2029년 기준 게임 사용자 수는 약 1190만명에 달할 것으로 보이며, 사용자 침투율도 11.6%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사용자 침투율은 제품 또는 서비스의 사용자 수와 그 제품 또는 서비스가 겨냥하는 총인구 사이의 비율이다.

아울러 업계는 동남아 시장이 중요한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본다. 이용자 충성도가 높고, 매출 기여도 또한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 기반의 다양한 게임을 적극적으로 현지화해 온 그라비티의 경우, 현재 매출 상당 부분을 국내가 아닌 동남아 시장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지난 2023년 지역별 매출을 보면 대만 1761억원, 태국 1369억원, 필리핀 1026억원 등은 1000억원을 넘어선 반면, 국내 매출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861억원에 그쳤다.

한 업계 관계자는 "동남아는 한국 게임에 대한 선호도와 유저 충성도가 높은 시장"이라며 "라그나로크는 태국 등에서 국민 게임으로 불릴 정도의 인기를 얻고 있다. 실제로 대만과 태국에서는 현지 퍼블리셔가 직접 서비스를 맡은 이후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하며, 이러한 충성도를 방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인건비 경쟁력도 매력 요인 중 하나다. 베트남 신입 개발자 연봉은 국내 대형 게임사의 개발자 초봉 대비 약 3~7배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는 이같은 흐름에 맞춰 다국어 지원, 지역 맞춤형 콘텐츠 등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고 있으며, 실제 서비스 만족도와 수익성에 직결되는 만큼 현지 인력 확충과 법인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넥슨의 경우 보유한 슈퍼 IP를 현지 문화에 맞게 정교하게 현지화하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라며 "동남아 시장이 해외 매출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 지역에 더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동남아는 수요와 정책 지원, 인프라까지 삼박자가 갖춰진 시장"이라며 "게임사들의 진출이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했다.

sohyu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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