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재건축으로 대단지 탈바꿈…방식은 '제각각'
  • 황준익 기자
  • 입력: 2025.04.02 14:19 / 수정: 2025.04.02 14:19
대치우성1차·쌍용2차, '국내 최초' 두 조합 합쳐 재건축
신탁사·시공사 동일업체 선정하기도
대단지 이점 속 이해관계 달라 갈등
여러 아파트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통합 재건축이 늘어나고 있다. 단지 규모를 키워 사업성이 올라가면 그만큼 재건축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더팩트 DB
여러 아파트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통합 재건축'이 늘어나고 있다. 단지 규모를 키워 사업성이 올라가면 그만큼 재건축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더팩트 DB

[더팩트|황준익 기자] 여러 아파트 단지를 하나로 묶어 재건축을 추진하는 '통합 재건축'이 늘어나고 있다. 단지 규모를 키워 사업성이 올라가면 그만큼 재건축 속도도 빨라지기 때문이다. 다만 통합 재건축 방식은 제각각인 데다 단지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사업이 틀어지는 경우도 빈번하다.

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대치우성1차와 쌍용2차아파트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의 통합 재건축을 위한 정비계획 결정·정비구역 변경 고시를 기다리고 있다.

두 단지 조합은 2023년 10월 통합 재건축에 합의했다. 단독 재건축보다 사업비 절감으로 사업성과 경쟁력이 향상될 것이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기존에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2개 이상의 개별 재건축 조합이 통합 재건축을 추진한 사례로는 국내 최초다.

단독으로 추진할 경우 우성1차는 712가구, 쌍용2차는 560가구로 지어질 예정이었다. 두 단지가 합쳐지면서 최고 49층 높이에 1332가구(임대 159가구) 대단지로 탈바꿈하게 된다. 면적은 늘고 최고층수도 완화(35층→49층)됐다.

강남구청에 따르면 기부채납 순부담률은 우성1차 11.59%, 쌍용2차 8.71%였으나 통합 재건축 결정 후 기부채납 순부담률은 7.35%로 줄었다.

조합의 통합은 우성1차 조합이 쌍용2차 조합을 흡수한다. 정비계획 결정·정비구역 변경이 고시되면 통합 조합 설립 작업도 추진한다. 조합이 새로 설립되면 시공사 선정도 진행해야 한다. 앞서 쌍용2차 조합은 2018년 현대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한 바 있다.

우성1차 조합 관계자는 "다음달께 정비계획 결정·정비구역 변경 고시가 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후 통합 조합 설립을 위한 총회를 열고 연내 시공사 선정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신1·2·3차아파트는 통합 재건축을 추진했으나 개별로 추진하되 사업시행자인 신탁사와 시공자를 동일 업체로 선정할 계획이다. 같이 재건축을 진행해 사업비와 공사비를 줄이면서도 각 단지 간 대립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3단지가 지난해 4월 교보자산신탁과 MOU를 맺었고 최근 노원구청에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했다. 1·2단지는 교보자산신탁과의 MOU 체결을 위한 주민 동의를 얻고 있다.

송파구 한양3차아파트와 방이동대림아파트 재건축의 경우 사업을 각각 진행하면서도 두 곳 모두 시공권을 따낸 삼성물산이 한 단지처럼 운영할 계획이다. 단지명도 '래미안 비아채'로 함께 쓴다. 부산에서는 남천동 뉴비치아파트가 인근 반도보라아파트, 해안상가와 통합 재건축을 추진한다. 추진위원회는 이달 중 정비구역지정 입안을 제안할 계획이다.

송파 한양3차 재건축 투시도. 사진 왼쪽이 방이대림, 오른쪽이 한양3차. /삼성물산
송파 한양3차 재건축 투시도. 사진 왼쪽이 방이대림, 오른쪽이 한양3차. /삼성물산

통합 재건축은 여러 아파트 단지를 묶어 재건축해 도로, 공원 등 기반시설을 정비하면 효율성을 높일 수 있고 공사비 절감 등의 이점이 있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통합 재건축은 사업 규모 확대로 공사비가 줄어 단독 재건축 대비 사업비를 11% 안팎을 절감할 수 있다. 대규모 단지를 통한 관리비 부담도 낮출 수 있다.

단지마다 이해관계가 달라 통합 과정에서 갈등이 빈번하고 사업이 실패하는 때도 많다. 개포경남·우성3차·현대1차의 경우 지난 2월 재건축 정비구역 및 정비계획 결정안이 수정 가결됐다.

1984년 준공된 세 아파트는 총 1499가구 규모로 △개포경남 678가구 △우성3차 405가구 △현대1차아파트 416가구로 구성됐다. 2023년 최고 49층 2340가구로 재건축하는 신속통합기획안이 확정됐다.

하지만 단지마다 용적률이 달라 추가분담금을 결정하는 종전자산평가액을 두고 주민들 간 갈등이 있다. 평가액이 클수록 분담금이 줄어든다. 경남 1차 주민들을 중심으로 용적률과 대지 지분에 비례한 독립정산제를 주장하고 있다.

분당 양지마을 재건축의 경우 5개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 단지 등 4392가구가 통합재건축을 추진하는 곳이다. 지하철역과의 거리 등을 이유로 일부 단지 소유주들이 '제자리 재건축'을 주장하면서 갈등을 겪고 있다.

여의도 목화아파트와 삼부아파트는 통합 재건축을 시도했지만, 한강 조망에 관한 이견이 조율되지 못해 각각 단독 재건축으로 돌아섰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개의 단지가 통합해 정비사업을 진행해 오히려 사업 진행이 더딜 수 있고 단지별로 대지 지분이나 용적률, 입지가 달라 사업 수익성 차이에 따른 주민 갈등도 조율하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대단지 이점이 크기 때문에 다양한 방식으로 통합 재건축이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plusik@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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