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지난해 실적 부진을 겪은 한화솔루션의 ㈜한화 브랜드 사용료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로 호실적을 기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한화오션 사용료는 대폭 증가했다. 한화솔루션은 부채 비율도 석유화학업계 평균보다 높은 것으로 파악돼 재무 안정 해법에 이목이 쏠린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지난달 25일 이사회를 열어 지난해 ㈜한화가 소유한 한화그룹 브랜드 사용계약 거래 금액을 260억2500만원에서 183억7700만원으로 조정했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브랜드 라이선스 비용을 131억5500만원에서 236억3200만원으로 계약했다. 올해 라이선스 비용도 157억5000만원에서 236억3200만원으로 상향했다.
한화오션의 브랜드 라이선스 거래 비용 역시 지난해와 올해 모두 222억4700만원에서 321억9600만원으로 재산정됐다.
한화 측은 지난해 매출액 등을 기준으로 거래금액을 재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손실이 3002억원을 기록했다. 2021년 7383억원, 2022년 9237억원, 2023년 6045억원 등 지난 3년간 영업이익이 5000억원을 훌쩍 넘기며 그룹 내 캐시카우(현금창출원) 역할을 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충격적이다.
2020년에 기존 한화케미칼과 한화큐셀앤드첨단소재 등 한화그룹 내 계열사를 통합해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을 봤다는 점에서도 뼈아프다.
한화솔루션의 출범 뒤 첫 연간 적자는 핵심사업인 태양광과 케미칼 양축이 모두 부진한 데 따른 결과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신재생에너지(태양광) 부문에서 5조7658억원, 케미칼 부문에서 4조8172억원의 매출을 거뒀으나 각 부문에서 2575억원, 1213억원의 영업손실이 났다.
양대 핵심사업의 동반 부진은 경쟁사보다 높은 부채비율로 이어졌다. 한화솔루션의 지난해 말 부채비율은 183.2%로 경쟁사인 △LG화학 95.6% △롯데케미칼 72.9% △금호석유화학 38.0%보다 월등히 높다. 2023년말과 비교하면 한화솔루션의 부채비율은 16.1%포인트(p) 상승했다. 같은 기간 롯데케미칼은 7.4%p, LG화학 6.4%p, 금호석유 1.2%p 많아진 것과 비교하면 빠른 속도로 부채 및 차입금이 쌓이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영업손실을 기록했는데도 한화솔루션은 미국에 대규모 태양광 단지를 짓는 '솔라허브' 프로젝트 등에 자금을 투입하면서 부채 및 차입금이 증가했다. 2023년 9조3498억원이던 차입금은 지난해말 12조7219억원으로 1년새 36.1% 늘었다.
다만 올해 3분기부터 시황 개선을 기대해봄직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중국의 태양광 제품 직접 우회·수출이 타격을 받으면서 미국의 수요 공백을 채워 태양광 사업이 살아날 수 있다. 미국 태양광 수급이 개선되고이를 통해 현금흐름이 안정화된다면 재무상황도 안정화될 거란 분석이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태양광 사업부 생산·매출의 약 90%가 미국에서 발생하는데 미국 태양광 수급이 개선되고 있다"며 "2023년 1분기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의 태양광 수입량은 수요(태양광 설치량)를 상회했지만, 관세 예비판정 이후 지난해 4분기 수입량이 감소했다. 올해 수입량이 감소한다면 태양광 설치량이 감소하고 수급 밸런스는 개선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3분기부터 시황 개선을 가정해 내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1조2000억원으로 기존 대비 15% 상향하고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올렸다.
윤재성 하나증권 수석연구원도 "미국 태양광 모듈 재고 부담이 점진적으로 완화될 전망"이라며 "가격 반등이 충분히 가능하며 올 하반기 수직계열화를 완성할 한화솔루션 큐셀부문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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