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 '절반' 수준…역대급 산불에도 보상길 '막막'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03.31 10:42 / 수정: 2025.03.31 13:42
산림화재보험 사실상 '유명무실'…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 54.45% 불과
보험업권 재해보험 확대·기후 관련 데이터 개선 필요
역대 최대 규모 산불로 인해 경북 청송군 청송읍 달기약수탕 인근 상가들이 불에 타 흔적만 남아 있다. /박헌우 기자
역대 최대 규모 산불로 인해 경북 청송군 청송읍 달기약수탕 인근 상가들이 불에 타 흔적만 남아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산불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산림화재보험과 농작물재해보험 등의 가입이 저조해 보험 보상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산림화재보험은 사실상 가입자가 거의 없는 수준이고,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도 전체 절반 수준에 그쳐 정책성 보험 가입률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1일부터 경남과 경북도 지역을 중심으로 발생한 대형산불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자 30명, 부상자 45명 등 총 75명이었으며, 산불 피해 영향 구역은 총 4만8000ha로 추산됐다. 또 주택 3000여동이 전소됐고, 국가 유산 피해 30건 농업시설 2000여건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번 산불로 인한 피해액은 조 단위를 훌쩍 뛰어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22년 발생한 동해안 산불의 경우, 피해 규모가 약 1조3000억원으로 지난 2020년에 발생한 전체 자연재난 피해에 버금가는 규모였다. 평균 피해 금액도 2억원을 넘겼다.

농업 시설 피해가 크게 나타났지만 관련 정책성 보험인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NH손해보험에 따르면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전국 평균 54.45%이다. 특히 이번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던 경북 지역은 전국적으로도 가입률이 가장 낮은 지역에 속한다. 경북의 가입률은 47.8%로 경남(49.1%), 충남(63%), 전남(67.2%), 전북(68%)과 비교해도 낮았다.

농작물재해보험의 경우 보험료의 50%는 정부가, 나머지 15~40%를 지방자치단체가 내준다. 과수는 정부가 33~60%, 지자체가 15~40% 안팎을 부담하는 등 농민이 10~40% 안팎을 부담하는 구조인데, 이마저도 보험료가 많다며 가입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NH농협손보 관계자는 "지자체에서 지원의 형태로 보험료를 보전을 일부 하지만, 농가에서 판단했을때 가입이 필요없다고 생각하거나 보험료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면서 "가입하지 않은 경우는 농작물재해와 관련한 보상이 어렵다"고 설명했다.

임야의 화재를 보상해주는 산림화재보험도 있지만, 사실상 유명무실한 상태다. 보험연구원의 자료에 따르면 보험사들이 1969년부터 화재보험의 특약 형태로 산림화재보험을 운영하고 있지만, 연간 계약건수가 10건도 안 될 정도로 가입이 저조한 실정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개인이 가입하는 손해보험으로도 보상이 지원되겠지만 이번 산불과 같은 재난은 개인 수준에서 감당하기 어렵다"면서 "정부와 지자체 등에서 정책성 보험에 대한 가입 유도와 홍보를 적극적으로 펼쳐야 한다"고 지적했다.

보험연구원은 최근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보험회사의 역할'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통해 보험업계가 대규모 기후이상과 재난에 대비해 재해보험 가입대상과 위험군 확장, 기후 관련 보험상품 확대, 공공 민간협력 강화 등을 통해 기후리스크 전반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기후 관련 보험상품으로는 일정 지수가 충족되면 보험금을 지급하는 '지수형 보험', 기후변화 적응 프로젝트에 안정적인 재정을 제공하는 '신용 보험' 기업의 지역사회 회복을 지원하는 '기후 회복력 자문 서비스'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기후 관련 데이터가 대부분 과거 데이터를 기반으로 만들어졌기에 미래지향적 기후통합 재난모형을 만들고, 고품질 데이터에 대한 접근성을 확대해 분석의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고 보고서는 설명했다. 보험회사가 정부와 공공기관 등과 협력해 지역사회 대상 보험 보장을 확대하고 이들의 기후변화를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했다.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민영보험의 역할이 확대되면 정부 주도의 재난지원 및 복구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재정누수와 지원금 사기방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면서 "또한 오랜 기간 축적된 보험회사의 손해사정과 보험금 지급 역량을 활용하여 재난 후 기후 회복력 강화도 정부가 주도하는 복구 지원과 비교해 보다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개인이 가입하는 손해보험 상품으로는 주택화재보험, 자동차보험, 상해보험 등으로 보상이 가능하다. 주택화재보험은 주택의 화재 피해 규모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으며, 전소 시 재건 비용도 보상금으로 지급한다.

차량이 화재로 인한 피해를 입었을 경우에는 자동차보험의 자차담보 특약을 통해 차량 가치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 산불로 인한 사망이나 상해 등 인명 피해는 생명보험과 건강보험 등에 가입돼 있을 경우 청구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지자체별로 제공하는 시민안전보험은 재난 재해, 일상생활 중 상해를 입었을 때 해당 지역의 각 보장 내역에 따라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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