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5연임에 성공했다. 이로써 윤 대표는 2027년 3월까지 11년 동안 카카오뱅크를 이끌며 '장기 집권'을 하게 됐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성장한 점이 긍정적 평가를 받았다. 과제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지지부진한 주가 부양이 시급하다는 평가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 26일 '제 9기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윤호영 현 대표이사를 2년 임기로 재선임했다. 이로써 윤 대표는 오는 2027년 3월까지 카카오뱅크를 이끌게 됐다.
카카오뱅크는 윤 대표 재선임 배경과 관련해 "급변하는 경영환경과 격화되는 경쟁 속에서도 카카오뱅크의 혁신과 성장 기반을 강화해왔던 것처럼, 연임을 통해 미래 청사진인 '종합금융플랫폼'으로의 도약과 혁신의 확장을 지휘할 적임자라 판단했다"고 밝혔다.
1971년생인 윤 대표는 안양 신성고와 한양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대한화재를 거쳐 에르고다음다이렉트 경영기획팀장, 다음 경영지원부문장을 지냈다. 이후 카카오 모바일뱅크 태스크포스팀 부사장으로 카카오뱅크 설립을 주도한 뒤 2016년부터 지금까지 카카오뱅크를 이끌고 있다.
윤 대표는 이번 연임으로 총 11년간 카카오뱅크를 이끄는 장수 CEO가 됐다.
이 배경에는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괄목할 만한 성장을 낸 영향이 꼽힌다.
카카오뱅크는 2017년 출범 이후 줄곧 적자를 이어왔으나 2019년 1분기 처음으로 13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로 돌아섰다. 2020년 순이익 1136억원을 달성했고 2021년 순이익은 2041억원으로 전년 보다 약 두 배 불어났다. 2022년에는 2631억원, 2023년은 3549억원으로 실적을 경신했고 지난해 4401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역대 최대 실적을 갈아치웠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890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 1360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트래픽을 달성하기도 했다.
윤 대표는 주총을 통해 "앞으로도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편리한 금융 생활 서비스와 혜택을 드리겠다"며 "동시에 금융취약계층 대상 포용금융도 적극 실천해 금융 산업과 경제 발전에 기여하는 은행으로 성장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표는 주총을 통해 사외이사진을 강화하고 내부통제위원회를 설립하기로 했다.
다만, 일각에선 윤 대표의 장기 집권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같은 인뱅인 케이뱅크와 토스뱅크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에 한 번 대표를 바꾸며 체질 개선을 하는 점과 대비된다. 현재 카카오뱅크 내부 규범상 주요 금융지주와 같이 연령이나 연임 횟수를 제한하는 명시적 조항은 없는 상태다.
금융권에선 인뱅만의 혁신성을 보여주겠다던 윤 대표가 당면한 최대 과제는 지지부진한 주가 부양이라고 입을 모은다. 윤 대표의 장기집권은 '안정'을 택한 것으로 인뱅이 가져야할 혁신성과 거리가 멀다는 지적도 따른다.
실제 이날 오전 10시 44분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6% 내린 2만2100원을 기록 중이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2021년 8월 상장 이후 9만원대까지 주가가 치솟았으나 시장에서 '고평가' 논란을 겪으며 2만원대까지 내려갔다. 윤 대표의 5연임 소식이 알려진 지난 4일에는 8% 가까이 주가가 빠지기도 했다. 지난달 6일 2만3500원이었던 주가는 같은 달 26일 2만5150원까지 올랐으나 이날 하루 동안 약 한 달 동안의 상승분을 반납하게 됐다. 최근 카카오뱅크의 주가는 2021년 기업공개(IPO) 당시 공모가였던 3만9000원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윤 대표는 '성장 중심의 밸류업'을 주가부양 전략으로 세웠다. △2027년 고객 수 3000만명, 자산 100조, 수수료·플랫폼 수익 연평균성장률(CAGR) 20% △2030년 ROE(자기자본이익률) 15% 달성 등이다.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지난해 회계연도 이익에 대한 주당 배당금을 360원으로 결정하며 총 배당 규모를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렸다. 총 주주환원율은 39%에 달한다.
올해 카카오뱅크는 △비이자수익 확대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 등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올해 카카오뱅크는 고객 수·트래픽 확대와 수신 중심의 성장을 기반으로 수수료·플랫폼 비즈니스 수익 다각화, 투자금융자산의 효율적인 운용, 여신 상품 판매(개인사업자 대출 등) 등을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개인사업자 대출 포트폴리오 다변화도 꾀한다. 앞선 관계자는 "카카오뱅크는 올해 개인사업자 담보대출을 출시하는 등 상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향후 사업장 통합 관리 서비스, 개인사업자 대출 비교하기 서비스 등을 선보임으로써 사업자 전용 플랫폼으로서의 성장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