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 첫 주총서 사과…"뼈저리게 반성 중"
  • 문화영 기자
  • 입력: 2025.03.28 12:56 / 수정: 2025.03.28 12:56
백종원 "내부 시스템 원점에서 재점검"
주주·점주들과 소통 기회 늘릴 것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에게 고개를 숙이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죄송합니다. 경영자로서 철저히 관리하지 못한 점을 뼈저리게 반성합니다.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있습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최근 각종 논란에 대해 주주 앞에서 사과했다.

더본코리아는 28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첫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백 대표는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주총장에 나타났다. 취재진이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입장을 물었지만 백 대표는 아무런 답변 없이 주총장으로 들어갔다.

입장한 백 대표는 주주들과 악수를 한 뒤 자리에 앉아 의안설명서를 꼼꼼하게 확인했다. 이후 인사말을 통해 "창립 이래 최고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최근 불거진 문제로 주주님들께 걱정과 실망을 안겨드려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백 대표가 주주들에게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백 대표는 또다시 주주와 점주, 고객들에게 사과의 메시지를 전했다. 백 대표는 "그동안 회사 매출 실적만 바라보고 단순하게 이것만 해도 되는 거라고 생각한 제 잘못"이라며 "모든 것들이 준비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해 계속 살펴보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점주들이 기대하셨던 그 모습대로 저 또한 사업을 시작할 때 마음을 가지고 있고 이 마음은 전혀 변함이 없다"며 "이번 기회에 최대한 역량을 발휘해 해결책을 빨리 찾고 많이 듣고 돌아보면서 점주들이 믿을 수 있게 빠른 시일 내에 되돌려 놓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일을 계기로 회사 내부 시스템을 원점에서 재점검하고 있고 원산지 관리 체계 강화, 외부 전문가와 협력하는 등 감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오른쪽)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장석에 앉아있다. /서예원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오른쪽)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해 의장석에 앉아있다. /서예원 기자

주가 부양과 관련된 질문에 백 대표는 "회사 상장이 처음이라 단순하게 상장하기 전의 모습처럼 어떻게든 매출을 올리고 수익을 잘 내면 되지 않냐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며 "앞으로는 지금까지 해오던 것도 열심히 하면서 놓친 부분들 재편하고 여러 가지 도움을 받고 기대하는 더 안전한 음식, 안전한 식품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다만 각종 논란을 해결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대표는 "주가는 제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기에 앞으로는 소통도 많이 하고 회사가 뭘 하고 뭘 할 건지에 대해 말씀을 많이 드리겠다"며 "홍보팀을 신설해 외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더본코리아에는 홍보팀이 부재하다.

오너리스크 지적과 향후 경영 방침에 대해서는 "제가 제일 잘하는 분야는 브랜드를 개발하고 새로운 사업을 짜는 거라 처음에는 단순하게 제가 더 활동을 많이 하면 도움이 될 줄 알았다"며 "전문 경영인이 필요하다면 분야별로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백 대표는 주주와 가맹점주들과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 밝혔다. 그는 "점주들이 잘 극복해 주셔서 감사하는 말씀을 드린다"며 "소통 기회를 늘려 소비자들, 점주들의 말에 귀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인수합병(M&A)과 유상 증자 후 늘어난 잉여 현금에 대해서는 "잉여자금을 활용해 자체 생산시설 투자 등도 열어두고 있다"며 "공장을 매입해 생산단가를 낮출 수는 있지만 여러가지를 고려해야 하고 이런 결정이 주주에게 바로 영향이 갈 수 있기에 다양하게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해외 시장도 언급했다. 백 대표는 "해외 시장에 대한 욕심이 있다"며 해외에 더본코리아 브랜드를 알리고 싶고 해외에서 한식을 편하게 가까이 먹을 수 있는 여건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끝으로 백 대표는 "첫 주주총회라 좋은 모습을 뵀어야 하는데 너무 죄송하다"며 "기회로 삼아 돌아보고 소통할 기회를 늘리는 등 실망하지 않도록 열심히 준비할테니 조금만 기다려달라"고 강조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2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스페이스쉐어 강남역센터에서 열린 더본코리아 정기 주주총회를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이날 주총 현장에서 주가 하락과 각종 논란으로 불만이 쌓인 가맹점주 및 주주들이 항의하는 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주주총회는 약 30분 만에 끝났다. 주주총회에 참석한 A씨는 "백 대표가 사과하면서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주가 하락으로 주주들이 불만을 성토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런 건 없었고 솔직히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앞서 더본코리아는 지난 1월 설 연휴를 앞두고 출시한 '빽햄 선물세트'의 가격과 품질 논란에 휘말렸다. 여기에 감귤 맥주의 감귤 함량 논란 일었고 백 대표가 실내에서 액화석유가스(LPG) 옆에서 조리하는 영상이 퍼졌다.

또 농지법·건축법 위반, 백석된장·한신포차 낙지볶음 원산지 표기법 위반이 제기됐다. 최근에는 농약 분무기로 사과주스 살포, 플라스틱 용기 전자레인지 논란, 새마을식당에서 직원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이 발생하는 등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계속되는 악재에 백 대표는 지난 13일과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사과문을 올렸다.

현재 더본코리아의 주가는 내리막을 타고 있다. 지난해 11월 상장한 더본코리아 주가는 상장 첫날 60% 넘게 올랐으며 장중 최고가 6만450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28일 정오 기준 2만9250원으로 반토막이 난 상황이다.

culture@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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