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은 국가와 국가 문제라며 정부가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회장은 26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준공식 현장에서 취재진에게 "관세는 한 기업이 어떻게 한다고 정책이 크게 바뀔 것으로 생각을 못 한다. 관세 발표 이후 계속 개별 기업으로도 협상을 해나가야 한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24일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향후 4년 동안 210억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가 매우 강력하게 작동한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준다. 현대차는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고 자동차를 만들 것이기에 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86억달러를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61억달러를
정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배경을 묻는 말에 "초청을 HMGMA로 했었는데 루이지애나에 현대제철 전기로 공장을 건설한다는 이야기를 들으시고 백악관으로 와서 발표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래서 그 자리에서 하게 됐다. 저희로서는 매우 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세에 대비해 공장을 짓고 제철소를 만든다기보다는 미국에서 앞으로 생산할 차량이 그린스틸을 써서 저탄소강으로 살을 제조해서 팔아야 되는 시기가 오기에 그 일환으로 준비가 된 것"이라며 "2019년 트럼프 대통령 방한 시 계획이 시작됐기에 그 점을 이해를 잘해줬다"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이 210억달러를 투자하면서 미국 내에서는 지역 경제 선순환 효과가 기대된다. 현대차그룹은 부품과 부품에 들어가는 철판 등에 투자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 정 회장은 "신기술과 로보틱스, AAM(미래항공모빌리티) 등에 집중 투자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HMGMA를 8개 차종을 생산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중심 공장(SDF)으로 만들었다. 생산성 부분에 최신 기술이 도입돼 좋은 품질의 차량을 인도할 수 있다는 것이 현대차그룹 설명이다. 현대차그룹은 고객 니즈 변화에 적시에 대응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엔지니어들 그리고 작업 라인 현장까지 많은 자부심을 갖고 있다. 품질 그리고 생산성 부분에서 최신 기술을 도입해 고객에게 좋은 품질의 차를 인도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크다"라며 "앞으로도 싱가포르에서 개발하는 선진 제조 혁신 기술을 도입할 것"이라고 했다.
현대차그룹은 현재 HMGMA에서 30만대를 생산한다. 향후 50만대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장 부회장은 "20만대를 증설할 확장성이 준비돼 있다. 8개 차종까지 운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다. 여러 가지 시장 변화와 고객 상태에 맞춰 후기 차종 20만대를 조만간 판단할 예정"이라고 했다.
미국 시장 존재감은 더욱 드러낼 예정이다. HMGMA에서 생산되는 물량 60%는 현대차 제품, 40%는 기아 제품이다. 장 부회장은 "시장에 파이는 계속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기아와 11% 정도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지만, 증량과 더불어 시장에서의 위치 확보를 지속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송호성 기아 대표이사 사장은 "첫 번째 차가 투입되는 시점은 내년 중반 정도다. 어떤 차를 투입할 것인지는 현재 검토 중이다. 전기차보다는 미국은 하이브리드 수요가 커지기에 하이브리드로 생각한다"라며 "조지아 공장에서 EV6, EV9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국에서 생산량을 늘리면 풍선 효과로 국내 생산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생산 저하보다는 미국 시장 입지를 강화하는 측면이라는 입장이다. 미국에서 생산량을 늘리더라도 국내 내수 진작과 수출도 늘려야 한다고 본다는 것이 현대차그룹 설명이다.
장 부회장은 "국내 생산이 저하하기보다는 미국 시장에서 앞으로 더 공격적으로 파이를 넓혀야 한다고 생각한다. 미국에서 증량한다고 국내에서 내수 진작, 수출 부분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상품성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송 사장은 "기아는 현재 미국에서 85만대를 판매하는데 중기적으로 120만대까지 팔 계획"이라며 "늘어나는 물량을 HMGMA에서 커버한다고 보면 된다. 한국에서 생산하는 물량이 이동하는 계획은 아니다. 앞으로 지속 성장하는 물량이 포함된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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