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공미나 기자] 김승모 한화 건설부문 대표의 3연임이 확정됐다. 2년 연속 적자를 기록 중인 한화 건설부문이 김 대표 체제를 이어가며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한화는 26일 서울 중구 로얄호텔서울에서 열린 제73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김승모 건설부문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최근 주요 건설사 대다수가 CEO를 교체했던 가운데 김 대표의 3연임은 다소 이례적이다.
한화는 "김 대표는 사업 전략수립 및 사업관리 전문가"라며 "실무·임원을 거치며 전문적이고 축적된 경험을 바탕으로 건설부문 대표 역할을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으며 투철한 책임감과 도전적 경영목표 달성 역량 고려했다"고 김 대표의 연임에 대해 설명했다.
김 대표는 1967년생으로 성균관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1991년 한화에 입사했다. 이후 한화큐셀코리아 대표, 한화 사업지원실장, 한화 방산부문 대표 등 33년간 그룹 내 주요 보직을 거쳤다. 2021년 한화건설 대표로 처음 취임한 뒤 4년째 건설부문을 이끌고 있다.
3연임에 성공한 김 대표에게 한화 건설부문의 적자 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큰 숙제다. 한화 건설부문은 2023년 영업손실 22억원으로 적자전환한 뒤 2024년 영업손실 309억원을 기록하며 2년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왔다. 연간 매출액도 2023년 5조3266억원, 2024년 3조7452억원으로 줄며 역성장했다. 공사원가 상승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주요 원인이다.
공동주택 하자 건수 1위라는 불명예도 씻어내야 한다. 국토교통부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최근 6개월(작년 9월~올해 2월)간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로부터 하자 판정을 받은 건수가 97건을 기록했다. 가구 수 대비 하자 판정 비율은 8.9%(1091가구 중 97건)였다.
이런 가운데 그간 추진해온 대형 프로젝트들의 성과가 올해 반영되며 김 대표의 경영능력이 본격적으로 평가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말 착공한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공사(사업비 3조1000억원)와 올해 첫 삽을 뜨는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사업비 1조6000억원) 등이 대표적이다. 단순한 도급 시공을 넘어 사업의 개발단계부터 운영까지 참여하는 디벨로퍼로 나아가야 한다는 김 대표의 의지가 담긴 사업들이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프로젝트도 다시 가동되며 해외 건설시장에서의 성과도 기대를 모은다. 이 프로젝트는 이라크 측의 공사비 미지급 문제로 2022년 계약이 해지됐지만 지난해 12월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와 공사 재개를 위한 변경 계약을 체결하면서 공사를 다시 시작했다.
한화 건설부문 관계자는 "2025년은 기 착공한 서울역 북부역세권 복합개발 공사 본격화, 수서역 환승센터 복합개발 착공 예정, 데이터센터 사업 등의 실적이 반영될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