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7년 만에 사내이사로 복귀한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가 경영진이 과감히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네이버는 26일 오전 경기 성남 네이버 그린팩토리에서 제26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이 창업자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 창업자는 지난 2018년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난 지 7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게 됐다. 지난 2017년 이사회 의장에서 사임한 뒤, 이듬해 이사직 연임 없이 글로벌 투자 및 해외 사업에 집중해 왔다.
이 창업자는 "많은 기업이 생성형 AI를 새로운 기술의 이정표로 삼고 모든 것을 바꿀 준비를 하고 있다"며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는 시기에 저를 믿고 사내이사로 선임해 준 주주들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창업자는 경영진을 지원·독려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인터넷 시대에 시작된 네이버가 모바일까지 성공할 수 있던 핵심은 혁신 기술을 이용자에게 필요한 서비스로 바꾸겠다는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AI 시대에도 기본은 변하지 않는다. 네이버의 신진 리더십은 이용자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가장 잘 이용할 수 있는, 최고의 기술·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인재들이다. 이들이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창업자는 GIO 직은 내려놓고 이사회 활동에만 집중할 방침이다.
이 창업자는 주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질의응답 시간도 가졌다.
그는 'AI 시대가 본격화하며 검색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는 반응이 있는데, 네이버 AI를 어떻게 이끌 계획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이버는 구글 등 빅테크에 맞서 25년간 견뎌오고 살아왔던 회사"라며 "늘 어려운 부분은 있지만, 검색과 숏폼, AI 등 네이버만의 기술을 가지고 새로운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이어 "경영진이 다양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전략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네이버는 위기를 기회로 만들고, 모바일 시대에서도 성과를 보였듯 지금 상황을 기회로 삼을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 네이버의 새로운 움직임들은 더 활발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검색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이 창업자는 "전 세계가 1~2개의 검색 엔진만 사용하고, 1~2개의 AI만 쓰는 것은 굉장히 슬픈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인터넷의 다양성은 지켜져야 한다. 큰 검색 엔진도 중요하겠지만 새로운, 저희만의 검색 엔진이 또 이 세상에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다들 구글만 쓰는 게 아니라, 네이버도 있고 구글도 있는, 선택의 폭이 있다는 것이 굉장히 의미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색의 시대가 저문다고 하지만, 사실 더 확장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네이버도 필요한 위치를 잡을 것이다. 인터넷의 다양성에 기여하는 회사가 되는 것이 회사의 사명"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창업자의 복귀 소식이 전해지자, 업계에서는 네이버의 AI 기술 고도화와 미래 성장 전략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다. 이 창업자가 과거에도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회사를 이끌며 위기를 돌파한 전례에 비춰, 이번에도 경쟁력 강화와 혁신을 주도할 것이란 관측이다. 복귀 소식이 전해지며 네이버 주가는 급등해 52주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금융시장도 긍정적으로 반응했었다.
이날 주총에서 한 주주는 "지난 2018년 네이버 (주식을) 처음 사서 한 주도 팔지 않고 장기보유하고 있다"며 "이 창업자가 돌아와서 굉장히 기쁘다"고 말했다.
이 창업자는 "많은 기대를 해주시는 것 같다"며 "(주주들이) 기대하는 만큼 네이버가 더 활발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경영진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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