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한림 기자] 조주완 LG전자 대표가 인도와 중동 지역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에서 성장 가속화를 통해 성공 확률을 높이고, 질적 성장 비중을 늘려 사업의 구조적인 건전성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2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2025년 정기 주주총회(주총)에서 LG전자의 지난해 경영 성과와 올해 중점 과제, 신사업 등 사업 전략을 주주에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주총 의장인 조 대표는 "미국발 관세 위협 등 경영 환경 악화를 상수로 두고 정교한 시나리오를 작성해 대응하면서, 불확실성이 높은 경영 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사업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올해 중점 과제로 B2B(기업간거래) 사업 영역 확대, 비(非)하드웨어 사업 모델 추진, 유망 지역 포트폴리오 강화, 신사업에 대한 선택과 집중 등을 제시했다.
조 대표는 "올해부터는 기존 성장전략에 '지역'이라는 전략의 축을 더해 성장 잠재력이 높은 유망 지역에서의 성장 가속화를 추진할 것"이라며 "인도를 포함한 아시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로 대표되는 신흥 시장의 성장 잠재력과 사업 기회 발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인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가 확대 중인 아시아 지역에 집중해 성장 드라이브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지난 28년간 구축해 온 현지 사업 인프라를 기반으로 인도 특화 라인업, 생산·서비스·연구개발(R&D) 인프라 강화를 추진해온 만큼 사업 영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 일환으로 최근 인도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LG전자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 계획을 승인받기도 했다.
조 대표는 "글로벌 사우스 중 인도는 특히 경제 안정성과 성장성 관점에서 독보적이라 생각한다"며 "현재 가전 보급률이 아주 낮은 상황이지만 내년부터 인당 국내총생산(GDP)이 3000달러대에 진입하는 등 구매력이 있는 중산층이 크게 늘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사업 부문에서는 다소 불확실성이 높더라도 산업 트렌드에 맞게 과감하게 추진했던 과거와 달리 기존 LG전자의 사업들과 시너지를 확대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데이터센터 냉각 솔루션, 스마트 팩토리 사업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앞으로는 회사의 기존 제품, 기술, 노하우를 기반으로 확장이 가능한 사업, 진입 장벽을 구축할 수 있는 신사업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이날 주총 이후 취재진을 만나 경쟁사인 삼성전자의 한종희 부회장의 부고 소식에 애도를 표하기도 했다. 그는 "아쉽게 생각하고 한 부회장과 삼성전자 임직원 여러분께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말했다.
한편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질적 성장 영역의 비중을 50%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수요와 가격 변동성이 낮고 고객 관계 기반의 확장성을 갖춘 B2B에 역량을 집중하고, 수익을 지속 창출하는 순환형(Recurring) 모델의 Non-HW 사업을 확대하며 사업의 구조적 건전성을 확보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승인, 정관 변경 승인, 이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이사 보수한도 승인 등 이사회를 통해 결의된 안건들이 모두 원안대로 가결됐다. 사내이사와 기타비상무이사는 각각 조 대표와 권봉석 LG 부회장이 재선임됐고, 사외이사는 강성춘 서울대 경영대학교 교수가 신규 선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