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가시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을 것." 서진석 셀트리온 경영사업부 대표는 셀트리온 올해 청사진에 대해 이같이 이야기했다.
셀트리온은 25일 오전 10시 인천 송도국제도시 송도컨벤시아에서 제34기 정기주주총회를 개최했다. 이날 주총에서는 △재무제표 △자본준비금 감액 △서정진 회장 겸 이사회 의장의 이사 선임 △이사보수한도액 △임원퇴직금지급규정 등 총 5가지 안건이 가결됐다. 서정진 회장은 건강상의 이유로 주주총회에 불참했다.
이날 주주들은 저조한 주가 상승률, 짐펜트라 부진한 판매 등에 대해 지적했다. 곳곳에서 주주들의 질문이 빗발쳐 진행에 차질이 빚어지고 안건이 논의되는데 시간이 지연되기도 했다.
의장 역할에 나선 서진석 대표는 "국내 정치적 변화, 관세 이슈, 국내 증시 부진 등 다양한 어려운 상황에 놓여있음에도 셀트리온은 합병 후 과도기를 거쳐 올해 본격적인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며 "주요 제품과 신규 제품의 판매,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신약 개발로 기업 가치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셀트리온 주식을 10년 동안 보유하고 있다고 밝힌 한 개인주주는 "2020년 12월 주가가 40만원이었지만 2023년 10월 13만원으로 무려 68%가 폭락했고 오늘 19만원도 안 된 매우 불행한 상황"이라며 "주주들의 궁금증과 요구사항을 듣지 않고 안건처리를 먼저 강행하는 처사를 고치고 경영을 한 서 회장 등 임원 4인과 사외이사 8인에게 약속한 성과를 달성했는지, 책임질 일은 없는지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미국에서 신약으로 출시된 '짐펜트라(자가면역질환 치료제)'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지난해 셀트리온은 짐펜트라의 매출 목표를 5000억원대로 제시했지만 366억원에 그쳤다. 한 주주는 "짐펜트라 매출이 목표치보다 낮게 나왔다"며 "왜 짐펜트라 출하량 수치를 공개하지 않냐"고 물었다.
이에 서 대표는 "출하량은 계속 늘어난 상태이며 짐펜트라의 잠재력이 떨어지는 게 아니라 미국 시장이 다른 여타 시장보다 복잡하다 보니 생각한 것보다 각 단계 준비가 많이 걸렸다"며 "올해는 충분한 퍼포먼스를 통해 실적으로 보답할 것"이라고 답했다.
아울러 "미국에서 진펜트라는 지난해 3대 대형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 등 커버리지를 확보하고 마케팅 활동을 통해 장기 수익 기반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약 개발에 대해서 신민철 관리부문장 사장은 "오는 2028년까지 9개 ADC(항체약물접합체) 신약과 4개의 다중 항체 신약 등 총 13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을 개발해 글로벌 신약 기업으로 도약할 예정"이라며 "현재 신약 10개 정도 라인업이 올라간 상태고 4개는 올해 임상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날 셀트리온은 서정진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가결했다. 서 회장은 지난 2021년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리더십 필요성 등을 이유로 2023년 사내이사·이사회 공동의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이번 주총 승인으로 서 회장은 2027년 3월까지 경영 참여에 나선다.
서 대표는 "서 회장은 셀트리온 설립 이후 한국제약산업 발전에 기여한 다양한 성과를 이뤘다"며 "(서 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으로 셀트리온의 성장과 글로벌 판매 경쟁력을 더욱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주주 친화적 배당정책인 '자본준비금 감액 승인의 건'도 통과됐다. 해당 안건 승인으로 셀트리온은 올해 회계연도 결산 배당부터 비과세 배당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 3조5573억원, 영업이익 492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대비 63.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4.48% 감소했다. 이날 주총에는 약 4700명의 주주가 참여했다. 이는 셀트리온이 발행한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 총수의 60.67%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