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프랜차이즈 업계가 배달 메뉴 가격을 매장보다 비싸게 받는 '이중가격제’ 도입을 늘리고 있다.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 배달 플랫폼들이 중개 수수료를 내린 것이 무색하게 음식 가격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체감물가는 여전히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디야커피, 맘스터치, 굽네치킨 등이 배달 메뉴 가격을 인상했다.
이디야커피는 전날부터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요기요 등 배달 플랫폼 가격을 기준으로 아메리카노를 제외한 제조 음료 가격을 300원, 베이커리나 RTD 음료(용기에 담은 제품) 등 가격은 500원 올렸다. 이디야 측은 "최근 시장 환경 변화와 배달 수수료 인상 등으로 가맹점 운영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고 가격 인상 배경을 밝혔다.
맘스터치도 일부 가맹점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올렸다. 맘스터치 본사는 가격이 오르면 매출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가맹점에 가격 인상 자제를 권고했지만 48개 가맹점이 이중가격제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본사는 가맹점의 개별 가격 정책을 규제할 수 없다는 것이 맘스터치의 설명이다. 이에 이중가격제를 적용한 가맹점들의 배달 메뉴 가격은 평균 15% 정도 올랐다.
굽네치킨 역시 서울, 경기 등 일부 지역 가맹점들이 배달 메뉴 가격을 인상하고 나섰다. 이에 대표 메뉴인 '고추 바사삭'은 일부 매장에서 기존 1만9900원에서 2000원 오른 2만19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른 메뉴 가격도 1000∼3000원 인상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해 롯데리아, 맥도날드, KFC, 파파이스, 버거킹, 프랭크버거, 피자스쿨, 호식이두마리치킨 등 업체들도 이중가격제를 도입했다.
주요 프랜차이즈들이 이처럼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면서 소비자들이 느끼는 먹거리 물가 부담은 여전한 상황이다. 최근 배달 플랫폼들이 업주별 매출에 따른 차등 수수료를 적용해 기존 9.8%였던 중개 수수료를 2~7.8%로 낮췄지만 음식값 인상이 이를 상쇄하고 있기 때문이다.
배민은 현재 매출 상위 35% 이내 업주 수수료는 7.8%, 상위 35% 초과∼80%는 6.8%, 80% 초과∼100%는 2.0%의 수수료를 각각 적용 중이다. 쿠팡이츠도 배민과 같은 차등 수수료를 다음 달부터 도입할 계획이다. 배달앱 업체들은 차등 수수료 도입으로 업주들의 수수료 부담이 낮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업주들은 매출의 절대금액과 관계 없이 상위 35%에 포함되면 가장 높은 수수료를 내는 구조라 부담은 여전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곳이 늘어나는 이유다.
이렇다 보니 배달비가 하락해도 외식 가격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 상승한 반면 외식물가는 2% 후반대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배달음식 체감물가는 그대로"라며 "이중가격제를 도입하는 곳들이 지금보다 더 늘어날지 여부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