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첨단산업용 전력망 확충을 뼈대로 하는 '에너지 3법'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국내 원자력과 전력기기, 해상풍력 관련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 주도의 전력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관련 업체들의 호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에너지 3법으로 혜택을 볼 기업으로 두산에너빌리티와 LS마린솔루션, SK오션플랜트, HD현대일렉트릭, 효성중공업 등이 꼽힌다.
지난달 27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에너지 3법은 △해상풍력 특별법 △전력망 특별법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을 말한다. 해상풍력 특별법은 풍력사업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법안이다. 기후위기 대응 목적으로 해상풍력을 확대하기 위해 환경영향평가를 생략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력망 특별법은 AI 등 첨단산업을 위한 송전선로 설치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 뼈대다.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 특별법(고준위방폐장법)은 원전 가동시 발생하는 '사용 후 핵연료'를 저장·관리하는 시설을 마련하는 내용이다.
고준위방폐장법 통과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는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투자해온 방폐물 저장 기술과 관련 제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 증기발생기와 터빈, 가압기, 냉각재 펌프 등 핵심 설비 제조 기술을 가진 두산에너빌리티는 이집트·중국·캐나다 등에서 원전 기자재를 잇따라 수주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해상풍력 시장에서도 경쟁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05년부터 풍력사업을 시작해 국내 해상풍력 최다 공급 실적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독일 지멘스가메사와 경남 창원에 풍력발전 신규 공장 구축을 위한 사전업무착수협약을 체결했다.
국내 대표 해상풍력 기업인 SK오션플랜트와 LS마린솔루션도 수혜를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SK오션플랜트는 해상풍력 구조물 사업을, LS마린솔루션은 해저 전력 케이블의 시공·유지·보수 등을 수행한다. 정부 목표와 특별법에 따라 많은 해상풍력단지가 곳곳에서 조성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일감 수주량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나민식 SK증권 연구원은 "인공지능(AI)에 따른 데이터 트래픽 증가, 중국의 해저 케이블 파손 의혹으로 빅테크 기업의 대륙 간 해저 통신 케이블 건설이 이어지고 있고, 메타는 해저케이블 프로젝트를 발표해 다년간 수십억 달러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라며 "LS마린솔루션은 과거 메타와 구글의 해저 케이블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력(ECHO 프로젝트)이 있는 만큼 빅테크에 대한 통신 케이블 수혜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실적 역시 올해 연간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4%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전선 프로젝트 공백에도 불구하고 자회사로 편입된 육상 케이블 시공 전문업체 LS빌드윈이 연결 손익계산서에 반영되면서 매출액 성장이 이어진 영향이다.
전력망 특별법의 수혜를 입을 기업으로는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이 꼽힌다. AI·반도체 산업을 지원하기 위해 '더 많이, 더 빨리' 송전망을 짓는 것이 중요해졌다. 법안에 따라 전력망 확충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해 국가가 지원 책임을 지고, 주민 보상도 강화해 송전망 건설에 속도가 붙게 됐다.
전력이 많이 투입되는 AI 산업이 발전하면서 세계 각국에서 전력 인프라 확충에 속도가 붙으며 변압기 수출량이 크게 늘고 있다. 국내에서도 전력망 확충법으로 송전과 배전망 확충에 필수적인 변압기, 차단기 등 전력기자재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HD현대일렉트릭과 효성중공업은 지난해보다 더 많은 규모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가가 나서서 전력 생태계를 확충하려 하는 건 환영할 만하다"며 "정부 주도 인프라 구축 사업이 활성화되면서 관련 기업들이 일감을 더 많이 수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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