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장비' 독점 균열? 한미반도체 곽동신 "한화도 흐지부지될 것"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3.17 11:49 / 수정: 2025.03.17 11:49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 30억 자사주 취득
"TC 본더 기술력·미래 성장 자신감 드러내"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17일 3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했다. /한미반도체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17일 30억원 규모 자사주 취득 계획을 발표했다. /한미반도체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한화세미텍이 SK하이닉스에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 장비를 공급하며 '한미반도체 독점 구조가 깨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가운데,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이 후발주자들을 저격하며 시장 지배력 유지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미반도체는 곽동신 회장이 지난 2월에 이어 사재로 3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할 계획이라고 17일 밝혔다. 취득 시기는 약 한 달 뒤인 4월 15일이며, 장내에서 취득할 예정이다. 이번 취득이 완료되면 곽동신 회장은 2023년부터 총 423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사재로 취득하게 된다. 지분율은 33.97%에서 34%로 상승한다.

곽동신 회장의 자사주 취득은 HBM 장비 시장에서 TC 본더의 기술력과 미래 성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차원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날 한미반도체는 전 세계 HBM3E 12단 시장에서 9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특히 곽동신 회장은 자사주 취득 소식을 전하며 후발주자들을 언급했다. 이들이 한미반도체의 아성을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이다.

곽동신 회장은 "후발업체인 ASMPT, 한화세미텍과는 상당한 기술력의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ASMPT가 그랬듯 이번에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받은 한화세미텍도 결국에는 유야무야, 흐지부지하게 소량의 수주만 받아 가는 형국이 될 것이다. 한미반도체 TC 본더가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세미텍은 지난 14일 SK하이닉스에 HBM 제조 핵심 장비인 TC 본더를 납품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동선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오른쪽). /한화세미텍
한화세미텍은 지난 14일 SK하이닉스에 HBM 제조 핵심 장비인 TC 본더를 납품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김동선 한화세미텍 미래비전총괄(오른쪽). /한화세미텍

앞서 한화세미텍은 지난 14일 SK하이닉스 품질 검증 절차를 최종 통과해 210억원 규모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후 업계에서는 한미반도체의 독점 구조에 본격적으로 균열이 갈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다. 이러한 상황이 펼쳐지자, 곽동신 회장은 적극적인 방어전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곽동신 회장은 "엔비디아가 이끄는 AI 반도체 시장의 성장에 따라 HBM용 TC 본더 장비 수요는 올해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전 세계 고객사를 보유한 한미반도체는 45년의 업력과 120여건에 달하는 HBM용 장비 특허, 그리고 세계 최대의 HBM TC 본더 생산 캐파를 바탕으로 2025년 TC 본더 300대 이상의 출하를 차질 없이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미반도체는 현재 주요 고객사에 공급 중인 HBM3E 12단용 장비에 이어 올해 하반기 신제품 FLTC 본더(플럭스리스 타입) 출시를 앞두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본딩 장비도 일정에 맞춰 개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반도체는 곽동신 회장 주도 아래 TC 본더 공급을 확대한다. 인천 서구 주안국가산업단지에 총 8만9530㎡(2만7083평) 규모 반도체 장비 생산 클러스터를 갖출 계획이다.

한미반도체 관계자는 "지난 1월 착공한 7공장은 올해 4분기 완공할 예정"이라며 "AI 2.5D 패키지용 빅다이 TC 본더, 플럭스리스 본더, 하이브리드 본더 등을 생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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