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총 시즌 돌입…주요 기업별 관전 포인트는?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3.17 11:11 / 수정: 2025.03.17 11:11
삼성 등 주요 기업, 주주와 소통 확대…이사회 전문성도 강화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 복귀…고려아연 주총선 경영권 분쟁
삼성전자가 오는 19일 제56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 /임영무 기자
삼성전자가 오는 19일 제56기 정기 주총을 개최한다. 사진은 지난해 삼성전자 주총에 참석한 주주들. /임영무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번 주부터 국내 주요 기업들이 줄줄이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개최한다. 기업 대부분이 주주와의 소통을 확대하는 동시에,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하며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의지를 드러낼 전망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오는 19일 삼성전자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기업 주총 시즌이 시작된다. 소액주주가 516만210명에 달하는 삼성전자는 예년처럼 경기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제56기 정기 주총을 열고 사내·사외이사 선임의 건, 이사 보수 한도 승인의 건,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의 건 등을 다룰 예정이다.

눈길을 끄는 점은 '주주와의 소통'을 강화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중계 도입뿐만 아니라 현장을 찾은 주주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전시관을 꾸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인공지능(AI) 홈과 반려로봇 볼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갤럭시 AI, 의료기기, 하만 전장·오디오 등 주요 제품·서비스를 적극 소개한다. 또한, '주주와의 대화' 시간을 마련해 주요 경영진이 직접 구체적인 사업 현황과 미래 전략을 설명할 계획이다.

이번 삼성전자 주총의 핵심 키워드는 '반도체 경쟁력 회복'이다. 반도체 전문가 3명이 이사회에 이름을 올린다.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부회장)과 송재혁 DS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반도체연구소장(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이혁재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다룬다. 특히 전영현 부회장은 초격차 기술 리더십과 신성장 동력 확보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불안감에 휩싸인 주주들을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20일에는 현대자동차가 주총을 열고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한다. 이와 함께 현대차 정보통신기술(ICT)담당 진은숙 부사장을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현대차 최초의 여성 사내이사라는 점에서 주목도가 높다. 현대차는 사업 목적에 '수소 사업 및 기타 관련 사업'을 추가하며 그동안 추진해 온 수소 사업의 생태계 확장에 더욱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드러낼 것으로 관측된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전격 복귀하며 경영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 /이새롬 기자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는 이번 주총을 통해 이사회에 전격 복귀하며 경영 전면에 나설 예정이다. /이새롬 기자

LG의 경우에도 온라인 중계를 실시하고, 경영진이 사업 비전을 설명하는 등 주주와 간격을 좁히기 위해 노력할 전망이다. 아울러 LG전자(25일)가 사외이사로 인적 자원 관리 전문가인 강성춘 서울대 교수를, LG이노텍(24일)이 경제관료 출신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을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등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한 인재 영입을 추진한다.

주주들이 큰 관심을 쏟고 있는 SK하이닉스는 27일 주총을 개최해 곽노정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건을 상정한다. 주주와의 소통 시간을 통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주요 사업의 지속적인 성장 자신감을 나타낼 가능성이 크다. SK이노베이션(28일)과 SK텔레콤(26일)도 경영진이 직접 주주와 대화하며 사업 추진 현황을 설명할 전망이다. 지주사인 SK㈜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 이관영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연구원과 정종호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를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해 에너지·화학 분야와 글로벌 역량 측면에서 전문성을 확보한다.

이번 주총을 계기로 총수의 구원 등판을 알리는 기업도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오는 24일 열리는 롯데쇼핑 주총에서 사내이사로 복귀해 위기의 유통 부문을 지휘한다. 신동빈 회장의 사내이사 복귀는 2020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사임계를 낸 지 5년 만이다.

이해진 네이버 창업자도 26일 주총에서 9년 만에 사내이사로 신규 선임돼 이사회 의장에 복귀할 예정이다. 이해진 창업자는 그간 해외 사업을 책임지는 글로벌투자책임자로 활동했는데, AI를 비롯한 핵심 사업의 경쟁력을 빠르게 끌어올리기 위해 복귀를 추진하는 것으로 읽힌다.

경영권 분쟁도 이번 주총 시즌의 관전 포인트다. 오는 28일 열리는 고려아연 주총에서는 이사회 과반 확보를 놓고 표 대결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려아연 지분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40.97% 보유해 최윤범 회장 측(34.35%)보다 많지만, 이사 선임 시 적용되는 집중투표제가 변수로 꼽히고 있다. 집중투표제는 이사 선임 시 선임하는 이사 수만큼 의결권을 주주에게 부여하고 원하는 후보에게 몰아줄 수 있도록 한 제도다. '몰표'를 활용해 소수 주주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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