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은 실생활과 밀접한 산업군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상품이 쏟아져 나와 소비자들의 삶을 윤택하게 합니다. 하지만 이들 상품을 사용하면서 문득 떠오르는 궁금증도 많습니다. 이 코너는 유통 관련 궁금증을 쉽게 풀어드리기 위해 마련했습니다. 알아두면 쓸모 있는 유통 지식을 소개합니다. <편집자주>
[더팩트|우지수 기자] 취할 걱정 없이 맥주 맛만 즐기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최근 대형마트, 편의점 등 주류 매대를 살펴보면 '논알코올 맥주'만을 모아 판매하고 있는 광경을 쉽게 볼 수 있다. 영화 '스파이더맨' 시리즈 주인공으로 알려진 영국 배우 톰 홀랜드도 미국에서 논알코올 맥주 브랜드를 직접 만들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서울시 영등포구에 거주하는 회사원 박 모 씨(36·남)도 요즘 논알코올 맥주를 즐긴다. 술 마시는 기분은 내면서도 과하게 취하지 않아 '알쓰'(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인 본인 취향에 딱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박 씨는 문득 궁금해졌다. 논알코올 맥주는 '술'일까 '음료'일까?
주류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세법 상 '술'이라고 부르기 위해서는 알코올이 1% 이상 함유돼야 한다. 즉 도수 1도 이상은 돼야 '술'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주류업체가 생산·유통하는 논알코올 맥주는 알코올 성분이 들어 있긴 하지만 그 함량이 1% 미만이다. 때문에 주류가 아닌 탄산음료에 분류된다.
그렇다고 해서 알코올이 전혀 안들어간 것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주류업계는 논알코올을 '비알코올'과 같은 의미로 사용한다. 비알코올 맥주는 제품 패키지에 '알코올 1% 미만 함유'라는 글귀가 쓰여 있다. 술 성분이 약간은 들어 있다는 뜻이다. 시중에서는 '카스 0.0', '하이네켄 0.0 논알콜릭' 등이 비알코올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유통 중인 비알코올 맥주는 통상 0.01~0.05% 알코올 함량으로 구성돼 있다.
반면 술 성분이 전혀 들어가지 않는 맥주는 '무알코올' 맥주라고 불린다. 무알코올 맥주는 제품 패키지에 '알코올 0.00%'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시중에서는 하이트진로의 '하이트 0.00' 제품이 무알코올 맥주에 속한다.
비알코올과 무알코올을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방법은 제품명에 표기된 숫자다. '0.0%'가 적힌 맥주라면 비알코올, '0.00%'라면 무알코올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이는 해외 맥주에도 적용되는 사항이기 때문에 해외여행을 떠났을 때도 참고할 수 있다.
알코올 성분 차이는 제조 과정에서 생긴다. 비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와 같은 과정으로 만든 뒤 회사별로 개발한 '알코올 분리 공법'으로 알코올 성분을 따로 덜어 낸다. 알코올 분리 공법은 아직 완벽하게 알코올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논알코올 맥주에 0.01~0.05%가량 알코올이 남게 된다.
무알코올 맥주는 탄산음료와 제조 과정이 비슷하다. 탄산음료에 맥주 향을 첨가해 만드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주류 회사에서도 무알코올 맥주 제품군은 일반적으로 음료 사업 부문에서 담당한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비알코올 맥주는 일반 맥주에서 최대한 알코올을 뺀 것, 무알코올 맥주는 '맥주맛 음료'라고 이해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무알코올 맥주가 '맥주 향이 첨가된 탄산음료'이긴 하지만 미성년자는 구매할 수 없어 주의해야 한다. 제품 패키지에 '성인용' 음료라고 못을 박아뒀기 때문에 온라인에서 구매할 때도 성인인증이 필요하다.
주류업계가 알코올 함량에 따라 비알코올과 무알코올을 분류하고 있음에도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판매 채널에서는 '논알코올 맥주' 코너에 두 제품군을 구분 없이 진열해두는 경우가 많다. 이 관계자는 "알코올 성분에 민감한 소비자가 논알코올 제품을 마셔야 할 때는 패키지 하단의 알코올 표기가 '0.00%'인지 '0.1% 미만'인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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