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문은혜 기자] "홈플러스의 부도를 막고 회사를 정상화할 수 있는 길은 기업회생 절차 밖에 없었다."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1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홈플러스의 기습적인 기업회생 절차(법정관리) 돌입과 관련해 이같이 해명했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단기 유동성이 악화돼 부도로 번지는 것을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 것이다.
협력사, 임대점주 등이 우려하는 상거래채권은 순차 지급되고 있으며 전액 변제도 문제 없다고 밝혔다. 소상공인과 영세업자 채권을 우선순위로 변제하되 분할상환 일정에 따라 기타 협력사들의 채권까지 일정에 따라 상환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파트너스의 책임론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기업회생은 홈플러스 경영진의 자체적인 판단이었고 이로 인해 가장 큰 희생이 따르는 곳은 MBK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4일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지 열흘 만인 이날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본사에서 공식 기자간담회를 열고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에 나섰다. 간담회에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를 비롯해 총 9명의 주요 경영진이 참석했다.
간담회에 앞서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 겸 홈플러스 공동대표와 조주연 홈플러스 대표는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 등 혼란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했다.
조 대표는 "많은 분들의 피해와 불편을 최소화 하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회사를 정상화 하는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법원에서 신속하게 회생절차 개시를 결정해 준 덕분에 현재 빠르게 정상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홈플러스는 지난 6일부터 상거래채권 지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조 대표는 "지난 13일까지 상거래채권 중 3400억원을 상환 완료했으며 대기업과 브랜드 점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영세업자 채권은 곧 지급 완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3일 기준 현금시재가 약 1600억원이며 영업을 통해 매일 현금이 유입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잔여 상거래채권 지급도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홈플러스는 회생절차 개시 이후에도 영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난 4일 이후 한 주간 매출은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했던 지난해 동기 대비 13.4%나 증가했다는 것이 홈플러스 측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이번 기업회생 개시와 관련해 시장에서 번지고 있는 각종 의혹에도 해명하고 나섰다.
지난달 25일 신용등급 강등 공시가 나기 이전부터 회생신청을 준비한 것 아니냐는 의혹에 김광일 부회장은 "사전에 준비한 것 없다"며 "신용등급 하락 확정 후에 긴급히 검토하고 연휴 기간에 의사결정을 해서 신청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부회장은 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의 회생 의지를 갖고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는 "홈플러스가 부도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회사가 부도가 나면 급전직하로 무너지기 때문에 이를 막고 회사를 정상화하는 길은 회생 밖에 없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부터 매각을 진행해온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에 대해서는 "당장 매각을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김 부회장은 "회생 절차에 들어간 순간 법원 조정에 따라야 하기 때문에 현재 매각 작업은 중단됐고 홈플러스가 의사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부회장은 이번 사태 해결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면서도 대주주인 MBK의 책임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김 부회장은 "회생절차에서는 채권자가 우선"이라며 "여기서 MBK가 이익을 본다는 것은 맞지 않는 말"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회생절차는 주주가 가장 큰 희생을 당하는 절차"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병주 MBK 회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재를 출연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는 "답변드리기 곤란하다"며 즉답을 피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6월 3일까지 이해관계인의 권리 조정, 변제 방법, 채무 조정 방안 등을 담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할 계획이다.
아울러 오는 18일 열리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김광일, 조주연 대표가 직접 참석해 홈플러스 정상화 방안 등에 대해 답변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