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2월 CPI 예상치 하회했지만…관세 압력에 기준금리 '동결론' 무게
  • 김태환 기자
  • 입력: 2025.03.13 00:00 / 수정: 2025.03.13 00:00
근원 CPI도 예상보다 낮아…주거·에너지 비용 둔화 효과
트럼프 관세 정책 인플레 우려 '미반영'…"물가 상승 압박 본격화"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이전의 데이터가 반영돼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P.뉴시스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지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이전의 데이터가 반영돼 향후 인플레이션 우려는 지속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AP.뉴시스

[더팩트 | 김태환 기자]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를 하회하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다소 완화됐지만, 일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택 가격과 에너지 비용 상승이 제한된 것이 반영됐으나, 향후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지속되면 물가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 역시 물가 안정을 위해 인하보다는 동결에 무게가 실릴 것이란 관측이다.

12일(현지시간) 미국 노동통계국은 미국의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전년 동기 대비 2.8%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2.9%)를 밑도는 수치로, 지난 1월과 비교했을 때는 0.2% 상승했으며 이 또한 전문가 전망치(0.3%)보다 낮았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분야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동기 대비 3.1% 상승해 전문가 전망치(3.2%)를 밑돌았다.

2월 CPI 상승 둔화는 주택 가격 더불어 유가가 하락한 것이 영향을 끼쳤다. 2월 휘발유 가격은 전월 대비 1.0% 하락하면서 전체 CPI 상승률 둔화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최근 국제 유가의 하락과 더불어 겨울철 에너지 수요 감소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주거비(렌트 및 주택 비용) 상승률이 2월 0.3%로 둔화, 1월(0.6%) 대비 절반 수준을 유지했고, 식료품 가격도 상승률이 둔화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조류 인플루엔자 영향으로 공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계란 가격도 지난 1월 15.2% 상승에서 2월 10.4% 상승으로 둔화되는 모습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지속되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번 2월 CPI 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달 초 무역 관세 전쟁을 본격화하기 이전의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향후 트럼프 정책으로 미국이 다른 국가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게 되면, 그만큼 미국 내 제품 가격이 오르는 효과가 나타난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20%로 인상하고, 캐나다 및 멕시코산 수입품에 대해 25%의 새로운 관세를 부과하며 사실상 '무역 전쟁'을 일으켰다. 이후 그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의 원산지 규정을 충족하는 상품에 대해 한 달간 면제를 제공하면서 일부 완화 조치를 취했지만, 더욱 강화된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를 시행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톨영의 연이은 관세 조치 이후 시장에서는 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통화정책의 지표로 삼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1월 2.65%에서 꾸준히 상승해 오는 12월까지 3%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기존 전망치는 연간 2% 중반대 유지였으나, 관세 조치 이후 인플레이션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시장에서는 미국 중앙은행(Fed)은 다음 주 수요일 기준금리를 4.25~4.50% 범위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 시장은 연준이 1월 금리 인하를 중단한 후, 경제 전망 악화로 인해 6월부터 금리 인하를 재개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스티븐 주노 뱅크 오브 아메리카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를 초과하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특히 그 원인이 관세와 같은 일시적인 요인이라 해도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가 위쪽으로 고착될 가능성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시마 샤 프린시펄 자산운용 최고 글로벌 전략가는 "이것이 폭풍이 오기 전의 CPI 보고서일 수도 있다는 점을 기억할 가치가 있다"면서 "일단 관세가 시행되면 최소한 일부 가격 상승이 뒤따를 가능성이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인플레이션 상황이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있기에 시장은 아직 완전히 안전한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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