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문화영 기자] 국내 뷰티 시장이 '초고가'와 '초저가'로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명품 뷰티 브랜드 샤넬과 크리스찬 디올이 다음 달부터 국내 화장품 가격을 올린다. 두 업체 모두 구체적인 인상폭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부분의 제품 가격이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 명품 브랜드들의 가격 인상은 올해 들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 뷰티 브랜드인 메이크업포에버는 지난달 아이메이크업, 메이크업베이스 등 대부분의 제품 가격을 올렸다. 브러시 제품은 3만9000원에서 4만3000원, 마스카라는 4만3000원에서 4만5000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미국 화장품 회사인 에스티로더그룹도 지난해 조말론, 바비브라운 제품의 면세점 가격을 한 차례 인상했고 프랑스 로레알그룹 역시 랑콤, 입생로랑 제품의 국내 매장 가격을 약 4% 올렸다.
국내 고가 뷰티 브랜드들도 올해 가격을 인상했다. LG생활건강의 브랜드 '오휘'는 지난 1월 립스틱, 립밤세트 가격을 8만5000원에서 9만1000원으로 '더퍼스트 제너츄어 심마이크로 에센스' 가격을 50㎖ 기준 17만원에서 17만5000원으로 올렸다. 또 '미라클 모이스처 핑크베리어 3종 세트'는 11만5000원에서 12만원으로 '더퍼스트 제너츄어 앰풀 커버 쿠션'은 11만원에서 11만5000원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이 운영하는 '설화수'도 지난달 '에센셜 라인'을 리뉴얼하며 가격을 약 8% 인상했다. 이에 '자음수 EX'는 6만8000원에서 7만2000원으로 '자음유액 EX'는 7만2000원에서 7만8000원이 됐다.
이같은 가격 인상에도 명품 화장품 소비는 늘어나고 있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 등 백화점 3사의 지난해 명품 브랜드 화장품 매출 증가율은 16~24%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명품 전체 매출 신장률이 5~11%인 것과 비교하면 화장품 매출이 약 4배 높았다.
이처럼 고가 뷰티 브랜드들이 가격을 꾸준히 올리고 있는 반면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소비자를 공략하는 중저가 브랜드도 꾸준히 생기고 있다. 특히 일부 뷰티 업체들은 초저가 생활용품점인 다이소에 1000~5000원대 제품을 납품하기 위해 전용 브랜드를 따로 출시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 9월 스킨케어 브랜드 '미모 바이 마몽드'를 론칭해 다이소에 뛰어들었다. 모든 제품이 5000원을 넘지 않는 이 브랜드는 다이소 입점 4개월 만에 누적 판매 100만개를 돌파했다.
LG생활건강도 기존 CNP(차앤박) 브랜드 제품에서 가격대를 낮춘 'CNP(차앤박) 바이 오디-티디'를 지난해 9월 선보였다. CNP(차앤박) 바이 오디-티디가 다이소용으로 선보인 '스팟 카밍 젤'은 출시 2달 만에 누적 판매 10만개를 돌파했다.
애경산업은 지난해 11월부터 다이소 전용 브랜드 '투에딧' 제품을 판매 중이다.
고물가가 장기화되면서 '가성비'로 무장한 다이소 뷰티 제품들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다이소 뷰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50% 증가했다. 이 중 기초화장품 매출은 200%, 색조화장품 매출은 8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뷰티 업계 관계자는 "최근 '스몰 럭셔리(나를 위한 작은 사치)'가 유행하며 명품 립스틱 등을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있지만 또 한편으로는 고가 제품에 뒤지지 않는 품질을 갖췄으면서도 가격은 저렴한 다이소 화장품이 뜨고 있다"며 "특히 다이소 제품들의 경우 소용량으로 출시해 트렌드에 민감한 소비자들이 여러 제품을 써보고 빠르게 다른 제품으로 넘어가는 경향을 반영해 인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