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50대 노동자가 협착 사고를 당해 치료를 받다가 숨진 사건을 조사하는 노동당국이 현대모비스 임원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적용도 저울질하고 있다.
12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고용노동부 부산지방고용노동청 광역중대수사과는 현대모비스 창원공장장 상무 A씨를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사고 당시 창원지청에 수사 담당 부서가 없어, 부산지청에서 수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청 관계자는 "창원공장 사고로 공장장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며 "경영진이 적용될 수 있는 중대재해처벌법은 검토하고 있다. 관할 검찰 지휘를 받아 원칙에 따라 수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2023년 11월 24일 경남 창원 현대모비스 창원공장에서 차량 부품을 옮기는 작업을 하던 50대 노동자가 산업용 자동차 로봇에 가슴이 끼인 일이 있었다. 해당 노동자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18일 만에 숨졌다. 현장은 상시 근로자가 50명이 넘어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다.
노동당국은 A씨를 수사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저울질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안전보건부문장 전무 B씨를 안전보건경영책임자(CSO)로 둔 상태다. 이사회가 안전보건경영 관리·감독을 하고, CSO는 안전보건 관리 총괄을 담당한다.
수사 과정에서 대표이사가 입건될 가능성도 있다. 현재 현대모비스는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이규석 사장이 각각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다만 사고 당시가 대표이사 교체기인 점이 변수다. 조성환 대표이사가 사임해 2023년 11월 17일 배형근 사내이사가 후임으로 선임됐다.
이후 배 대표 임기 만료로 같은 해 12월 27일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현대차 구매1사업부장 출신 이규석 현대차 구매본부장 부사장이 현대모비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취임했다. 이 사장은 오는 19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로 재선임된다.
50대 노동자 협착 사고 사망 이후 창원지청은 현장 감독을 벌여 과태료 처분 등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는 안전보건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4월 공동 안전선언식을 열었다. 노사가 안전보건 사안을 상시 소통할 수 있는 사무실을 창원공장 등에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계열사 산업재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연구원 3명이 질식해 숨진 일이 있었다. 고용노동부는 해당 사고로 현대차 본사 등을 대상으로 특별감독을 벌인 바 있다.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는 수사 중이다.
지난달 25일에는 경기 안성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 현장에서 교량 상판 구조물이 무너져 노동자 4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당시 발주처는 한국도로공사, 시공사는 현대엔지니어링이다. 또한 지난 10일 현대엔지니어링 경기 평택 건설 현장에서 1명이 숨지고 1명이 부상을 입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1월 경기 고양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열린 2025년 신년회에서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은 제품에 대한 품질과 안전이며, 이것이 가장 기본적인 CSR(기업 사회적 책임)이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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