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지난해 국내 자동차 생산이 내수 부진의 영향으로 감소하며 세계 순위가 7위로 하락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가 10일 발표한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자동차 생산은 전년 대비 0.5% 감소한 9395만대를 기록했다. 이는 2020년 코로나19에 따른 생산 급감(-15.4%) 이후 처음으로 감소한 수치다.
글로벌 생산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는 도요타와 혼다 등 일부 업체에서 발생한 품질 문제로 인한 일본의 생산 부진(-8.5%) 등이 꼽혔다.
한국의 자동차 생산량은 수출 증가(0.6%)에도 불구하고 내수 부진으로 인해 전년 대비 2.7% 감소한 413만대를 기록하면서 글로벌 순위가 5~6위에서 7위로 하락했다. 내수 판매가 2013년 이후 최저치인 163만5000대(-6.5%)로 떨어지면서 생산 규모가 준 것이다.
국가별 자동차 생산량에서는 중국, 미국, 일본, 인도가 4년 연속 상위 4개국을 유지했으며 이들 4개국이 전체 글로벌 생산량의 59.7%를 차지했다.
중국은 정부 주도의 내수 진작책과 수출 장려 정책에 힘입어 전년 대비 3.7% 증가한 3128만대를 생산하며 16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미국은 내수 판매 증가(2.2%)에도 불구하고 제조업체들의 재고 관리 강화로 인해 생산량이 0.7% 감소한 1056만대로 집계됐다. 일본은 일부 자동차 업체의 품질 인증 부정 문제와 자연재해로 인한 생산 중단 여파로 전년 대비 8.5% 감소한 824만대를 생산했다.
보고서는 한국 자동차 산업이 내수 시장의 한계와 글로벌 경쟁 심화 등으로 인해 산업 기반이 위협받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잠재 수요가 적어 내수가 반등하더라도 생산 확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 중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와 미국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한국 자동차 수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특히 미국의 관세 정책이 국내 완성차 및 부품 제조업체들의 해외 생산과 투자 확대를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한국이 글로벌 자동차 생산 톱 10 국가에서 밀려날 위험이 있으며,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자동차 부품업계의 경영 악화와 고용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으며, 이는 국내 제조업 경쟁력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이다.
KAMA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생산 규모를 유지하고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미래차 생산 및 설비 투자에 대한 세제 혜택을 확대하고, 친환경차 보급 확대를 위한 내수 진작책과 함께 국내 생산을 촉진할 수 있는 '국내생산촉진세제' 도입 등의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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