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홈플러스, 할인전 목숨거는 까닭?…"3월 못버티면 위태"
  • 문은혜 기자
  • 입력: 2025.03.10 11:10 / 수정: 2025.03.10 11:10
납품업체 이탈 막으려면 영업 통한 현금 창출 문제 없어야
이달 대규모 할인행사 성과가 분기점 될 듯
홈플러스가 현금 유동성과 관련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이달 열리고 있는 대규모 할인행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뉴시스
홈플러스가 현금 유동성과 관련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이달 열리고 있는 대규모 할인행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뉴시스

[더팩트 | 문은혜 기자] 법정관리에 들어간 홈플러스가 현금 유동성과 관련한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이달 열리고 있는 대규모 할인행사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상적인 영업으로 현금 창출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납품사들의 이탈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1년 중 월 매출이 가장 높은 3월 영업실적이 기대에 못미칠 경우 협력사 대금 지급이 어려워지고 이에 납품이 다시 중단되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1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창립세일이 진행 중인 이달 영업을 통해 벌어들이는 순 현금은 약 3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먹거리, 생활용품, 가전 등을 최대 50% 할인해주는 '홈플런' 행사는 지난 6일 시작해 오는 12일 종료된다.

월 매출은 통상 창립세일을 하는 3월과 휴가철인 7월, 연말인 12월에 가장 많다는 것이 홈플러스 측 설명이다. 특히 이달 열린 할인전은 홈플러스 입장에서 사활을 걸어야 하는 행사다. 지난 4일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개시 이후 홈플러스의 현금 창출력에 대한 불안감이 시장에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지 이틀 만인 지난 6일 일부 식품업체들과 LG전자는 홈플러스 납품 중단에 나섰다. 회생절차에 돌입한 홈플러스가 대금을 제때 지불할 수 있을지 불확실해지자 선제적으로 대응한 것이다.

특히나 제품 공급을 중단한 업체들이 동서식품, 삼양식품, 오뚜기, 팔도, 롯데웰푸드, 롯데칠성 등과 같은 주요 식품사들인 탓에 타격이 컸다. 홈플러스 일부 점포에서 라면과 같은 주요 상품 매대가 텅 비는 등 상황이 악화되자 홈플러스는 기업회생절차 개시로 일시 중지됐던 일반 상거래 채권에 대한 지급을 즉시 재개하며 수습에 나섰다.

동시에 홈플러스는 "영업을 통한 현금 창출에는 문제가 없다"고 재차 강조하며 납품사들의 이탈을 막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매출 대부분이 현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한 두 달이면 약 1000억원의 잉여현금이 유입된다"며 "특히 3월 한 달 동안에만 영업을 통해 유입되는 순 현금 유입액은 약 3000억원 수준이라 일반상거래 채권을 지급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오뚜기와 롯데웰푸드, 삼양식품이 홈플러스에 납품을 재개하면서 급한 불은 꺼진 상태다.

다만 홈플런 할인행사가 한창이던 지난 6일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탓에 당장 이달 현금 유입액이 홈플러스가 기대한 수준까지 발생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 6일 기준 가용 현금 잔고가 3090억원"이라며 "3월 영업활동을 통해 유입되는 순 현금 유입액이 약 3000억원 수준으로 예상됨에 따라 총 가용자금은 6000억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달 할인행사 성과에 따라 가용자금 규모도 조정될 여지가 있다.

이에 유통업계는 홈플러스 할인행사가 끝나는 오는 12일 이후의 상황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납품업체들이 선결제, 정산주기 단축 등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홈플러스의 현금 창출 압박은 갈수록 심해질 수 밖에 없다"며 "자칫하면 납품 중단, 영업 불가, 대금 미정산이라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어 업계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oone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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