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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정리=이한림 기자]
◆ 출·퇴근 거래 가능한 대체거래소, 거래 시간 늘어난 만큼 계속 신경써야
-다음은 증권가 소식입니다. 국내 최초 대체거래소(ATS)인 '넥스트레이드'가 개장했다고요?
-그렇습니다. 지난 4일 넥스트레이드가 출범했는데요. 기존 한국거래소의 70년 독점 체제를 깨고 복수 시장 경쟁 체제가 도래했습니다.
-투자자들에게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인가요?
-넥스트레이드 출범에 따라 기존 한국거래소의 정규장 앞뒤 시간에 프리마켓(오전 8시~8시 50분)과 애프터마켓(오후 3시 30분~8시)이 운영되면서 하루에 12시간 주식 거래가 가능해진 게 가장 큰 특징인데요. 그간 투자자들은 기존 정규장(오전 9시~오후 3시 20분)부터 종가가 결정되는 오후 3시 20분~3시 30분까지가 대부분 직장인들의 주 업무 시간인 만큼 거래에 온전히 집중하기 어려웠습니다. 넥스트레이드 도입으로 프리마켓과 애프터마켓이 생기면서 직장인들은 출·퇴근 시에도 주식 거래를 할 수 있게 된 셈이죠.
-거래 시간이 길어졌지만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오히려 피곤하다는 반응도 나온다고요?
-네. 일부 투자자들은 거래 시간이 늘어난 만큼 계속 신경을 써야 해서 더 피로하다는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투자액이 많은 투자자들은 더욱 신경을 곤두세우게 됐다는 설명입니다.
-또 어떤 반응들이 있나요?
-넥스트레이드가 당초 계획과 달리 대량·바스켓 매매 시장을 운영하지 못하고 있어 투자자들이 혼선을 느끼고 있다는 시각도 나옵니다. 개장 직전 점검 과정에서 '서킷브레이커'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은 탓인데요. 서킷브레이커는 지수가 전일 종가 대비 하락한 상태가 지속되면 단계별로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조치입니다. 넥스트레이드는 이른 시일 내에 해당 전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렇군요. 다른 반응들은요?
-대체거래소 출범과 동시에 증권사들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이 새 단장을 마쳤는데요.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도입 초기인 만큼 새로운 주식 거래 환경에 적응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거래 가능 종목 중 하나를 조회하면 통합호가 옵션이 새로 생겼고, 주문화면에는 자동주문전송(SOR)과 양 거래소 중 선택할 수 있는 버튼이 추가된 것도 변화고요. 증권사 앱 과부화 우려로 불편하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거래에 참여하지 않은 투자자들도 있다고요?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대체거래소가 출범했지만 시행 초기임에 따라 막상 거래를 재개하기에는 조심스럽다는 반응도 감지됩니다. 지금은 거래할 수 있는 종목이 한정돼 있어 실제 거래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의견도 있었고요. 첫 주에는 롯데쇼핑, 제일기획, 코오롱인더,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10개 종목만 거래가 가능했습니다.
-대체거래소가 개장한 것을 모르고 있어 불편함을 토로한 투자자들도 있나요?
-그렇습니다. 넥스트레이드 거래 시 따로 새로운 앱을 설치할 필요 없이 기존에 거래하던 증권사 앱을 이용하면 되는데요. 넥스트레이드의 오픈 소식을 몰랐던 일부 투자자들은 거래 창에 한국거래소와 넥스트레이드의 호가가 동시에 보여지자 왜 호가가 두 개냐는 질문을 한 투자자들도 더러 있었습니다.
-네. 이달 말까지 넥스트레이드가 단계적으로 800개 종목으로 늘릴 계획인 만큼 이후에도 투자자들의 환영을 더욱 받고 연착륙할지 관심이 모이는데요. 앞으로도 넥스트레이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을 지켜봐야겠습니다.
◆ '캐즘'에도 최대 규모...인터배터리로 본 업계 '미래’
-마지막으로 5~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현장 분위기 들어보겠습니다. 올해로 13번째를 맞은 배터리 산업 대표 전시회 인터배터리 2025가 역대 최대 규모로 열렸죠?
-그렇습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고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주관한 인터배터리 2025에는 총 688개 기업, 2330개 부스가 참가했습니다. 특히 미국과 일본, 칠레, 브라질 등 13개국 정부와 연구소, 기업이 참여했습니다. 사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배터리 산업이 업황 악화를 겪는 상황에서 인터배터리 흥행에 우려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사전 등록 인원이 5만명으로 기록되면서 전년 대비 17%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캐즘을 기회로 삼고 미래를 바라보는 셈입니다.
-중국 업체 약진 등 배터리 업계 지각변동이 격화하고 있는데 각 업체는 신기술을 공개했다고요?
-국내 대표 배터리 제조사 LG에너지솔루션은 46시리즈 원통형 배터리 셀로 구성된 팩 솔루션 CAS(Cell Array Structure)를 전시했습니다. 46시리즈는 지름 46mm, 길이 80~120mm로 구성된 배터리 제품군입니다. 기존 2170(지름 21mm, 높이 70mm) 대비 출력이 5배 이상 개선된 차세대 제품입니다. 삼성SDI 역시 46파이 원통형 배터리를 공개했습니다. SK온은 기술 개발을 마친 상태이며, 시장 상황에 맞게 양산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올해 본격적으로 국내 시장에 진출한 중국 BYD(비야디)도 인터배터리 2025에 참가했죠?
-맞습니다. 세계 2위 규모 배터리 제조사이기도 한 BYD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사용하는 원통형 배터리셀 등을 전시했습니다. 다만 모바일용 소형 배터리 위주로 공개하면서 너무 많이 기대했다는 평가도 있었습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몰리기도 했지만 부스에 있는 직원이 한국어를 할 줄 몰라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포착됐습니다. 글로벌 배터리 출하량 9위인 EVE에너지도 인터배터리에 참가하며 한국 기업과 접점을 늘리고자 했습니다.
-에코프로와 엘앤에프, 포스코퓨처엠, 고려아연, LG화학 등 이차전지소재업체들도 많은 것을 보여줬다고요?
-소재사 주요 화두는 '리사이클링'이었습니다. 소재사들은 캐즘을 기회로 삼아 리사이클링 기술을 고도화하려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에코프로는 양극 소재 밸류체인 클로즈드 루프 에코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로, 인도네시아 통합 양극재 법인 프로젝트를 공개했습니다. 엘앤에프는 타사 대비 높은 재활용률을 강조하며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자전거 발전기를 전시하며 볼 것을 많이 꾸린 포스코퓨처엠도 리사이클링존을 꾸렸습니다. 고려아연은 최윤범 회장이 둘째 날 현장에 직접 방문하기도 했습니다.
-참가업체 모두 결국 캐즘 이후를 바라보는 것 같은데 정부 지원도 필요해 보이네요.
-그렇습니다. 중국 업체가 배터리 산업에서 급격히 성장한 배경 중 하나로 정부 지원이 꼽히는데요.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 출범 이후 미·중 갈등에 따른 보조금과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 속에서 한국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수요처 다변화 필요성이 나온 상황에서 업체들만 노력하기에는 글로벌 경쟁력이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개막식에서 다양한 정책 수단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산업 발전을 위한 민관의 협력 움직임을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