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넥슨이 '메이플스토리' 지식재산권(IP) 확장을 추진하는 가운데, '메이플스토리2'의 실패가 전략에 변수로 작용할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브랜드 가치에 부정적 영향이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지만, 넥슨은 IP 확장 기조에 영향이 없다는 입장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넥슨은 '달토끼 키우기'로 유명한 국내 게임사 에이블게임즈와 메이플스토리 IP 기반 신작을 공동 개발 중이다. 넥슨 관계자는 "에이블게임즈와 메이플스토리 IP로 신규 프로젝트를 공동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에이블게임즈가 지난달 20일 구직 사이트에 올린 '메이플에이블 프로젝트' 채용 공고에는 역할수행게임(RPG) 플레이 경험이 필수 요건으로 포함됐다.
최근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메이플에이블 프로젝트를 비롯해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 등 메이플스토리 IP 기반 신작을 준비하고 있다. 메이플스토리 유니버스는 대체불가토큰(NFT)을 활용한 블록체인 게임 생태계로, 가상 자산 거래가 가능한 메이플스토리 IP 기반 가상세계다.
지난달 말에는 메이플스토리 IP를 활용한 무료 블록코딩 플랫폼 '헬로메이플' 웹 버전을 선보였다. 내년 상반기에는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에 메이플스토리 테마존 '메이플 아일랜드'가 개장한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IP의 종적 성장과 글로벌 확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하이퍼 로컬라이제이션' 전략을 도입, 각 지역 유저 특성에 맞춘 콘텐츠를 제공할 계획이다. 또 모바일 플랫폼 '메이플스토리M'과 유저가 직접 창작이 가능한 샌드박스형 플랫폼 '메이플스토리 월드' 등을 통해 IP 생태계를 확장하고 유저 참여도를 높일 예정이다.
다만 최근 메이플스토리2의 종료를 계기로 넥슨의 IP 확장 전략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메이플스토리2가 실패하면서, 메이플스토리 IP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보장이 사라졌다는 지적이다.
메이플스토리2는 원작 메이플스토리 게임을 3D 환경으로 옮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넥슨이 원작 IP를 3D MMORPG로 확장하려 했던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15년 7월 큰 기대를 받으며 출시됐으나 부족한 그래픽 수준과 콘텐츠가 혹평받으며 결국 출시 10년을 채우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하게 됐다.
넥슨은 지난달 20일 메이플스토리2 홈페이지를 통해 "현재 상황에서 이용자들이 만족할 만한 업데이트를 더 이상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며 "5월 29일을 마지막으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는 메이플스토리 IP의 확장성과 브랜드 가치에 타격을 입었다는 의견이 나온다. 위정현 한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부 교수)은 "기존에는 메이플스토리 IP가 강력해 무엇을 만들어도 성공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지만, 이번 실패로 신화에 금이 간 면이 있다"며 "넥슨의 부담이 커졌을 것이다. 향후 IP 확장 전략을 추진하는 데 더 신중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메이플스토리2의 실패는 넥슨이 IP 확장을 추진하는 방식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귀띔했다.
전문가들은 IP를 활용해 후속작을 낼 때에는 기존 유저층과의 연결성과 차별화된 경험 제공이 중요하다고 제언한다. 위 회장은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처럼 후속작이 자연스럽게 기존 유저층을 이어받는 구조라면 안정적인 성장이 가능하나, 메이플스토리처럼 캐주얼 게임은 상대적으로 이같은 경향이 약하다"며 "원작의 강점은 유지하면서도 후속작만의 독창적인 매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정태 동양대 게임학부 교수도 "원작이 성공했다고 해서 후속작도 반드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게임사가 추구하는 방향과 유저들이 원하는 요소가 정확히 맞아떨어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철저한 시장 조사와 시대적 트렌드, 기술 발전을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넥슨은 메이플스토리2 종료가 IP 확장 전략과 별개라는 입장이다. 넥슨 관계자는 "메이플스토리2를 종료한 것은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용자들에게 더 이상 만족할 만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며 "종료 결정은 메이플스토리 IP 확장 기조와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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