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메이트 이어 아이폰도…치열한 '접는 폰' 기술 경쟁
  • 이성락 기자
  • 입력: 2025.03.09 00:00 / 수정: 2025.03.09 00:00
삼성전자·화웨이, MWC서 '접는 기술력' 선보여
애플도 '폴더블 아이폰' 준비…"2026년 말 출시"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폐막한 MWC 2025에서 안쪽으로 두 번 접을 수 있는 플렉스G 시제품을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최근 폐막한 MWC 2025에서 안쪽으로 두 번 접을 수 있는 '플렉스G' 시제품을 공개했다. /삼성디스플레이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접을 수 있는 제품'을 놓고 기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폴더블폰 원조인 삼성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애플 역시 접을 수 있는 '아이폰' 개발에 나서고 있다.

9일 ICT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최근 폐막한 세계 최대 이동통신 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디스플레이 혁신 기술력을 뽐냈다. 그중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끈 제품은 안쪽으로 두 번 접을 수 있는 형태의 '플렉스G' 시제품이다. 회사는 또 안팎으로 한 번씩 접을 수 있는 '플렉스S' 시제품과 화면 상·하단을 접어 화면 가운데 일부가 노출되는 방식의 비대칭 플립도 공개했다.

지난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폰을 내놓은 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삼성은 그간 한 차례 접을 수 있는 제품만 출시했다. 이번 MWC 전시 내용을 고려한다면 조만간 여러 형태의 폴더블 제품을 만날 수 있을 전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플렉스G'와 같은 트리폴드폰을 공개할 것이라는 전망은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지난 1월 '갤럭시S25' 시리즈를 공개하기 위해 열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는 트리폴드폰의 이미지가 화면에 잠깐 제시되기도 했다. 같은 달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콘퍼런스콜에서도 "폴더블은 하반기 신제품 폼팩터 디자인 및 내구성 개선, 라인업 다변화를 추구할 것"이라며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폰 등장을 예고했다.

화웨이는 MWC 2025에서 세계 최초 트리폴드폰 메이트XT를 소개했다. /뉴시스
화웨이는 MWC 2025에서 세계 최초 트리폴드폰 '메이트XT'를 소개했다. /뉴시스

삼성전자가 올해 하반기 출시하는 폴더블폰은 '갤럭시Z폴드·플립7' 시리즈다. 만약 '갤럭시G' 제품이 추가된다면 차별화된 별도 폴더블 라인업이 될 전망이다. 대형 화면을 갖춰 사실상 태블릿PC 역할을 대체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기술 개발을 통해 다양한 형태의 폴더블 제품을 만드는 것은 새로운 외형을 통해 고객에게 다양한 모바일 사용 경험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과 결합하면 특정 기능의 사용 경험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이와 함께 '폴더블폰 원조'로서 중국 업체와의 기술 경쟁에서 밀리지 않으려는 움직임이기도 하다. 당초 폴더블폰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독보적인 존재였으나,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잇달아 신제품을 내놓으며 스포트라이트가 점차 옮겨가고 있다. 화웨이는 이미 두 번 접을 수 있는 '메이트XT' 상용화에 성공하며 기술력에서 밀리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시켰다.

화웨이는 이번 MWC에서도 '메이트XT'를 앞세워 큰 주목을 받았다. 이 제품은 삼성전자 '갤럭시G'와 달리 안쪽으로 한 번, 바깥쪽으로 한 번 접혀 Z 모양이 되도록 설계됐다. 펼쳤을 때 10.2인치의 대화면을 구현하면서도 두께는 3.6㎜로 얇은 것이 장점이다. 지난달 화웨이는 자국 중심으로 판매했던 '메이트XT'의 글로벌 출시를 발표했다. 다만 정확한 출시 국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애플도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폴더블 아이폰 예상 렌더링. /궈밍치 웹페이지
애플도 폴더블 '아이폰'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사진은 폴더블 '아이폰' 예상 렌더링. /궈밍치 웹페이지

폴더블폰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질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는 애플의 참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실제로 해외 복수의 IT 전문 매체를 통해 애플의 폴더블폰 개발 소식이 전해졌다. 애플 전문 애널리스트 궈밍치는 이르면 내년 2분기 최종 사양이 정해지고 4분기에 '아이폰폴드'가 양산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도 신제품 계획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애플은 이미 폴더블 기기를 만들고 있고, 신제품이 2026년 출시되거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년 더 걸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이 폴더블에 눈독을 들이는 건, 마찬가지로 큰 화면을 통해 AI를 포함한 다양한 모바일 사용 경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1세대 폴더블 '아이폰'의 디자인은 '갤럭시Z폴드' 시리즈와 유사한 책 스타일로 전망된다. 폴더블폰의 고질적인 문제로 거론되는 화면 주름이 경쟁사 대비 개선되고, 7.8인치 크기 내부 디스플레이와 5.5인치 외부 디스플레이를 장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기를 접었을 때 두께는 9~9.5㎜, 펼쳤을 땐 4.5~4.8㎜로 관측된다.

'아이폰' 특성상 가격은 경쟁사 제품보다 비쌀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한화 약 290만~360만원 수준이 거론되고 있다. 이는 삼성전자 최고 사양 모델인 '갤럭시Z폴드6' 1TB(270만4900원)보다 비싸다. 궈밍치는 폴더블 '아이폰' 가격과 관련해 "품질이 기대에 부합한다면 비싼 가격에도 강력한 교체 수요를 창출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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