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선영 기자] BNK금융그룹이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인사를 발표한 가운데 방성빈 부산은행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1년 더 자리를 이어가게 됐다. 철저한 성과주의와 내부통제 기조에 따라 방 행장의 연임이 결정됐다는 평가가 나오는 만큼 그는 향후 수익성, 건전성 지표 개선 등과 더불어 내부통제 관리에 주력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금융은 지난달 17일 자회사CEO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부산은행 등 대표이사 최종 후보를 추천했다. 자추위는 자회사 5곳 중 3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를 결정하며 '안정 속 변화'를 택했다.
방 행장은 2023년 4월부터 2년 임기를 채우고 1년의 추가 임기를 부여받았다. 자추위는 방 행장이 시중은행과의 부산시 금고 유치 경쟁에서 성과를 거둔 점과 지난해 순이익이 증가하며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간 점을 높이 평가했다.
BNK금융 관계자는 "이번 추천은 조직의 안정과 혁신의 균형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기존 리더십을 유지하며 신뢰를 강화하는 한편, 변화가 필요한 부분에는 새로운 인물을 발탁해 변화와 혁신을 도모했다. 안정적인 성장 흐름을 지속하기 위해 방 행장의 연임을 결정, 기존 경영 기조를 유지하면서 내실을 더욱 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빈대인 BNK금융지주 회장의 임기 3년차로 연임에 있어 중요한 시기로 꼽힌다. 이에 철저한 성과주의와 내부통제 기조에 맞춘 인사를 단행했다는 진단도 나온다. 방 행장은 빈 회장이 부산은행장과 BNK금융지주 부회장으로 근무하던 시절부터 CFO, 글로벌부문장으로 호흡을 맞추며 빈 행장의 신임을 얻은 바 있다.
방 행장은 취임 첫해인 2023년 전년(4558억원) 대비 약 16.8% 줄어든 3791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20년 이후 처음으로 4000억원 밑으로 떨어지며 아쉬운 성과 속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도 나왔으나 지난해 이를 만회했다.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20.2% 증가한 4555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손충당금 감소가 실적 상승을 뒷받침했다. 부산은행의 충당금 전입액은 2023년 4000억원에 달했으나 지난해 2894억원으로 27.7% 줄었다.
연임에 성공한 방 행장에게 주어진 최대 과제로는 내부통제 관리가 꼽힌다.
부산은행과 그룹 양대 축으로 불리는 경남은행은 김태한 부행장보를 신임 행장으로 앉혀 쇄신에 나선다. 예경탁 경남은행장은 용퇴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재임 기간 계속된 내부통제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해석이 따른다.
경남은행은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업무 담당 직원이 문서 위조 등을 통해 지난 2008~2022년까지 약 3000억원의 회삿돈을 빼돌렸다가 적발된 사건으로 인해 지난해 12월 금융위원회로부터 6개월 일부 영업정지의 제재를 받은 바 있다. 이는 인가취소 전 단계의 중징계에 해당한다. 예 행장 재임기간에 발생한 사고가 아님에도 조직 차원의 쇄신 인사가 불가피했을 것으로 보인다.
수익성과 건전성 개선 역시 과제로 꼽힌다. 순이자마진(NIM)은 최근 하락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부산은행의 NIM은 1.85%로 전년 말(1.88%) 대비 하락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지난해 말 기준 0.72%를 기록했다. 이는 전 분기(0.73%) 대비로는 소폭 개선됐으나 2023년 말(0.42%) 대비 치솟은 수치다. NPL 비율은 전체 대출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부실채무의 비율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다. 통상 NPL 비율이 높을수록 금융사의 건전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 연체율은 역시 2023년 말 0.48%에서 지난해 말 0.62%로 올랐다.
금융권 관계자는 "방 행장은 지난해 호실적을 기록하고 시중은행과의 부산시 금고 유치 경쟁에서 성과를 거둔 점에서 성과를 인정받은 셈"이라며 "금융당국에서 은행권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부산은행도) 올해 내부통제에 주력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최근 부산은행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BNK금융지주와 함께 '민간부문 청렴·윤리경영 확산·협력을 위한 청렴·윤리경영 협의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이들은 각 기관의 청렴·윤리경영 우수 정책사례와 올해 중점 추진과제를 공유하고 지역사회 윤리문화 조성을 위한 협력 과제 등을 논의했다.
올해 부산은행은 연금·시니어·자본시장 부문에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개인고객그룹과 기업고객그룹 신설로 고객관리 프로세스를 빠르게 정착시킨다는 방침이다.
방성빈 은행장은 지난달 2025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열린 CEO특강을 통해 "2025년은 외부환경 변화와 관계없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부산은행만의 본원적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할 것"이라며 "무엇보다도 고객의 이익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행장은 내부통제 관리와 관련해 "변화와 혁신의 과정에서도 금융사고 Zero를 위한 내부통제는 일상 업무의 필수 과정으로 철저히 준수해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