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금융지주사들이 보험사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거래 성사에는 난항을 겪고 있다. 매각 추진 보험사들의 건전성이 부실하거나 매각가가 너무 높아 외면받고, 노조 반대와 인수 주체의 문제 등으로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가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MG손해보험 매각과 관련해 MG손보 노조와 예보는 인수 실사를 위한 협의가 진행 중이다.
예보는 지난해 12월 MG손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메리츠화재를 선정했지만, MG손보 노조는 협상대상자 선정 자체를 문제 삼으며 실사를 거부해왔다. 현재 MG손보 노조 측은 메리츠화재가 요구해 온 115개의 실사 자료를 55개로 간소화 해 진행하는 등의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여전히 MG손보 매각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두 번의 협의 시도가 무산된만큼, 협의점을 찾기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다. 실제 예보는 MG손보 노조를 상대로 법원에 업무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취하하지 않고 있다. 협의가 틀어질 경우 법원의 판단을 받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롯데손해보험의 경우 우리금융지주가 인수전에서 손을 뗀 이후 뚜렷한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건전성 악화로 인해 시장에서 외면당하는 것으로 보인다. 롯데손보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272억원으로 전년 대비 91% 급감했고, 지급여력비율(K-ICS)은 지난해 3분기까지 159.77%로 금융당국 권고치(150%)를 코앞에 두고 있다.
KDB생명 역시 건전성 문제로 시장에서 외면받는 실정이다. 지난 2010년 산업은행이 인수한 이후 적자와 재무건전성 문제로 매각이 무산돼 왔다. 지난해 9월 말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경과 조치 전 기준 66.3%로 보험업법상 최소 기준치인 100%를 밑돌고 있다. 산업은행이 그동안 KDB생명의 건전성 개선을 위해 투입한 자금만 1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원매자의 문제로 인수가 지연되는 사례도 나타난다. 우리금융지주는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해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인수를 위해 양국 금융당국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지만, 부당대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무산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우리금융은 올해 1월 15일 금융위원회에 두 회사에 대한 자회사 편입 신청을 했으나, 손태승 전 회장 친인척 관련 부당대출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감독원이 올해 하반기 계획 중이던 우리금융에 대한 정기검사를 지난해 10월로 앞당기고, 경영실태평가를 병행했다.
자회사 신규 편입을 위해서는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요하고, 금융회사들의 경영부실위험을 평가하는 경영실태평가에서 2단계 이상을 받아야 한다. 만일 경영시태평가에서 3단계가 나온다면 금융당국이 인수를 불허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보험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이 우리금융의 보험사 인수 자체를 무산시키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금융지주회사감독규정 제10조에 따르면 등급이 미달하더라도 금융위가 자본금 증액, 부실자산 정리 등을 거쳐 요건을 충족할 수 있다고 판단할 경우 예외적으로 승인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경영실태평가 항목 중 ‘내부통제’ 비중이 올해부터 15%로 높아지면서 우리금융의 등급이 내려갈 여지가 있지만, 보험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더 부각될 경우 금융당국이 승인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특히 우리금융이 생명보험업에 진출하고 다른 금융지주와 경쟁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금융산업 전반에 긍정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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