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SK온 "수요 증가 상황 대비"…기술개발 박차
  • 최의종 기자
  • 입력: 2025.03.05 15:32 / 수정: 2025.03.05 15:32
김동명 대표 등 인터배터리 2025서 '기술' 강조
김동명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 겸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개막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김동명 한국배터리산업협회 회장 겸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가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개막식에 참석해 개회사를 하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으로 고전하는 배터리 업계가 업황 악화에도 신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 등은 향후 찾아올 슈퍼사이클을 대비하고 있다.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대표이사 사장은 5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식에 앞서 취재진을 만나 "수요가 줄고 여러 변수가 많다. (하지만) 시장이 정리되고 수요가 늘어날 때 잘하는 상황을 만들고자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업체들은 자국 정부 지원을 받아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급격히 성장했다. 최근에는 비중국 ESS(에너지저장장치)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체들도 글로벌 경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각별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

김 사장은 "46시리즈 제품이나 LFP(리튬인산철), 미드니켈, 소듐전지 등 여러 애플리케이션에 들어가는 배터리를 보면 저희가 제품으로서 리딩할 수 있는 것을 볼 수 있다"며 "그런 것을 잘 활용해 중국 업체에 경쟁 우위를 점하려고 한다"라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4일(현지시간)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25% 관세를 부과했다. 중국에는 10%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발 무역전쟁으로 배터리 업계가 받을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김 사장은 "미국 새로운 정부 정책은 기본적으로 미국 내에서 생산을 장려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우리 공장이 많이 있고 이른바 선진입 효과가 있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한다"며 "잘 활용해 진행해 보려고 한다"고 전했다.

반도체업계에서 산업 특수성을 고려해 주 52시간 예외를 허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배터리업계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다. 김 사장은 "전체적으로 배터리도, 반도체도 경쟁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식을 앞두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최주선 삼성SDI 대표이사 사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식을 앞두고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삼성디스플레이를 이끌다 지난해 11월 삼성SDI 대표이사로 취임한 최주선 사장은 "배터리 산업은 경쟁사도, 고객도 다변화돼 있고 관세 등에 많은 영향을 받아 어려움이 있다"라며 "항상 변하지 않는 것은 기술력이라고 생각하고 희망을 갖고 더 열심히 해보겠다"고 말했다.

미국이 유럽연합(EU)에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는 가운데 삼성SDI 헝가리 공장이 피해를 볼 것이라는 우려가 있다. 최 사장은 "전방 수요가 워낙 어려워 예전과는 달리 상당히 낮은 상태"라며 "구체적인 숫자는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최윤호 전 삼성SDI 대표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북미에 단독 공장 건립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최주선 사장은 이날 최근 전기차 캐즘 등 영향으로 수요가 적어 보수적으로 본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검토 결과가 나와야 구체화할 것"이라고 했다.

삼성SDI는 지난달 24일 현대자동차·기아와 로봇 전용 배터리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최 사장은 "현대차가 전기차와 관련해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기에 앞으로도 열심히 협업을 지속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박기수 SK온 R&D 본부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식을 앞두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박기수 SK온 R&D 본부장이 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5 개막식을 앞두고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해외 일정이 있는 이석희 SK온 대표이사 사장 대신 인터배터리 2025 개막식에 참석한 박기수 SK온 R&D 본부장은 "이 사장이 R&D에 마인드가 굉장히 강하다. 현재 상황이 좋지는 않다"라면서도 "투자 등은 절대 아끼지 않는 분이다. R&D가 많은 힘을 받고 있다"고 했다.

박 본부장은 SK온 액침냉각 기술에 강점을 부각했다. 그는 "액침냉각 자체로만은 가격이 올라간다. 그러나 자동차 상태에서 모듈 등 열 폭주를 막는 여러 소재를 빼면 가격이 비슷할 것으로 판단해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SK엔무브와 협업을 가속해 차별화된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개발 중이며, 개발 단계까지 2년 정도 시간이 걸릴 것으로 판단한다"며 "전기차와 ESS 둘 다 동시에 적용하는 것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최근 각형 배터리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이에 파우치형만 생산하던 SK온과 LG에너지솔루션 등이 양산에 적극 나서고 있다. 박 본부장은 "현재 개발이 완료된 상태다. 양산을 위해 최대한 속도를 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본부장은 "전사 역량을 집중해 수주를 위해 고객과 접촉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양산은 자동차 시장 타이밍에 맞춰야 되기 때문에 그 일정에 맞춰서 (양산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46파이 배터리와 관련해서는 "폼팩터를 다양하게 해서 지금 다양한 높이로 개발하고 있는 중"이라며 "개발은 완료 상태다. 단지 내부적으로 생산 기술 방향성을 잡아 차별화하기 위해 진행하고 있다. 양산을 위해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bel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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