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조소현 기자] 국내 이동통신 3사가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25(MWC25)에서 파트너사들과 AI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GTAA) 총회를 개최하고, 기가 컴퓨팅, SK엔무브 등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KT도 중소벤처기업과 함께 'KT 상생협력관'을 운영한다. LG유플러스는 구글 '제미나이'를 접목해 AI 에이전트 '익시오' 기능을 확대할 예정이다. AI 주도권 확보와 미래 성장 동력 강화를 위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통신 3사는 MWC25에서 AI 기술 협력과 글로벌·국내 연합 전선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SK텔레콤은 4일(현지시간) 기가 컴퓨팅, SK엔무브와 차세대 냉각 기술 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기가 컴퓨팅은 기가 바이트의 자회사로, AI 서버 개발부터 클라우드·에지 컴퓨팅·엔터프라이즈 IT 솔루션까지 제공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이다. 직접 액체 냉각, 수조형 액침 냉각 기술 등 냉각 솔루션을 개발해 왔다.
SK텔레콤은 MOU를 통해 AI 데이터센터(AIDC) 핵심 역량 중 하나인 전력·발열을 최소화하는 차세대 냉각 기술을 설계, 운영 역량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장기적으로는 그룹과 파트너사들의 역량을 결집해 냉각 기술을 그룹 차원의 AIDC 솔루션 패키지 중 하나로 육성한다는 목표다.
SK텔레콤은 지난 3일(현지시간)에는 통신사들의 AI 연합인 GTAA 총회와 '글로벌 텔코 AI 라운드테이블'을 개최했다. 총회에는 유영상 SK텔레콤 CEO, 팀 회트게스 도이치텔레콤 회장, 하템 도비다 이앤 그룹 CEO, 위엔 콴 문 싱텔 그룹 CEO, 아나 입 싱텔 그룹 인터내셔널 디지털 서비스 CEO, 타다시 이이다 소프트뱅크 최고정보보안책임자(CISO)가 참석했다. GTAA의 성과와 협력 방향성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운드테이블에는 각 사 AI 사업 담당 임원이 GTAA의 성과와 비전을 알려 업계 이목을 집중시켰다. 유영상 CEO는 라운드테이블 기조연설을 통해 "통신사들의 글로벌 AI 동맹은 AI의 실제 응용을 촉진할 것"이라며 "차세대 혁신 지원을 위한 지능형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KT는 국내 AI 스타트업들과 협력 관계를 다지는 데 집중했다. MWC25에 AICT를 주제로 KT 상생협력관을 마련, 참여 기업이 실질적인 투자 유치와 수출 성과를 내도록 유럽 현지 벤처캐피탈(VC) 초청 투자상담회 등을 지원한다.
상생협력관에는 △사이버텔브릿지 △코아소프트 △셀렉트스타 △파이온코퍼레이션 △베슬에이아이 △비전스페이스 △일만백만 △임팩티브AI △진인프라 △에이아이오투오 등 10개사가 참여했다.
실제 KT는 지난달 27일 AI 스타트업 '래블업'과 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래블업은 AI 인프라 운영·관리 플랫폼을 개발하는 기업으로, 양사는 그래픽처리장치 구독 서비스(GPUaaS)를 공동 개발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LG유플러스는 구글과 손잡고 AI 분야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LG유플러스와 구글, 구글 클라우드는 지난 3일(현지시간) MWC25에서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 협력안을 발표했다.
협력을 통해 LG유플러스는 구글 클라우드와 AI 모델 제미나이를 활용, 익시오의 기능을 확대한다. 제미나이를 활용해 통화 맥락을 더 정교하게 분석하고, 상황에 맞춘 통화 내용 요약과 추천 행동 제안 등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아울러 구글 클라우드의 '버텍스' 서비스를 활용해 향후 통화 내용과 관련 있는 사물이나 상황, 장소 등을 바로 검색할 수 있는 서비스도 도입할 계획이다. 검색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 '구글 검색으로 그라운딩' 기능 도입도 검토하고 있다.
양사는 익시오의 글로벌 진출도 공동으로 타진한다. AI 분야 전방위적인 협업을 통해 익시오는 기존에 제공했던 기능인 통화 녹음·요약, 보이스 피싱 방지 등 서비스 품질 향상은 물론, 사용자를 이해하고 맞춤형 행동을 제안하는 '액셔너블'로 도약할 방침이다.
홍범식 LG유플러스 사장은 "협력을 통해 고객이 누구나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AI에 편의성을 더한 차별화된 서비스를 선보이고, 이를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것"이라며 "다양한 글로벌 기업과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하는 AI 생태계를 이끌어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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