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우지수 기자] 네이버가 이커머스에 힘을 주면서 쿠팡의 독주 체제에 도전장을 내민다. 쇼핑 전용 애플리케이션(앱)을 출시하고 전방위 배송 서비스를 예고했다. 포털 업력으로 잠재 고객을 다량 보유한 네이버가 매출액 41조원을 돌파한 쿠팡의 성장세를 저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오는 12일 인공지능(AI) 쇼핑 플랫폼을 표방하는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을 출시한다. 기존 네이버 공식 앱 내 '스마트스토어' 메뉴에서 제공하던 서비스를 별도 분리해 앱으로 운영하게 된다. 쇼핑 외 콘텐츠 통합된 형태였기 때문에 이커머스 앱 순위에서 제외됐던 네이버가 이번 앱으로 경쟁사들과 지표를 비교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네이버의 쇼핑 사업에 대한 의지는 수수료 정책에서 드러난다. 네이버는 앱 출시 후 네이버 쇼핑에 입점한 판매자의 거래액 규모에 대한 '판매 수수료'를 도입하기로 했다. 현재는 상품 검색, 광고 노출 등을 통해 이용자가 유입돼 발생한 거래에 대해 수수료를 부과하는 '유입 수수료' 정책을 시행 중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판매 수수료를 도입했다는 것은 이커머스 거래액을 본격 키우겠다는 의미"라며 "회원 폭이 넓은 네이버가 판매자 유인책을 공격적으로 펼친다면 위협적인 시장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네이버 이커머스 매출액은 지난해 2조923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1조8011억원, 2023년 2조5467억원을 거치면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1월 개최한 컨퍼런스콜에서 "AI를 활용해 사용자들의 쇼핑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집중하겠다"며 커머스 사업 집중을 공식화했다.
업계는 네이버의 쇼핑 앱 출시가 쿠팡의 이커머스 독주 체제를 저지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의 지난해 커머스 거래액(1년간 총 상품 판매액)은 50조3000억원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와이즈앱·리테일이 분석한 쿠팡의 연간 결제 추정액은 55조861억원이다. 쿠팡이 지난해 연간 매출액 41조원을 돌파하면서 유통업계 매출 1위를 기록한 데 더해 거래액에서도 네이버를 상회했다.
네이버는 쿠팡의 강점으로 꼽히는 자체 배송 경쟁력을 따라잡기 위해 배송 서비스도 리뉴얼한다. 이달부터 커머스 사업의 물류 브랜드 이름을 '네이버도착보장'에서 '네이버배송'으로 바꾸고 오늘배송과 내일배송, 희망일배송 등으로 서비스를 세분화했다. 네이버는 이번 '네이버배송' 도입을 통해 평균 배송 소요 시간을 연말까지 지난해 대비 최대 2시간 단축할 계획이다. 먼저 당일배송 서비스 '오늘배송'에 힘을 주고 있다.
네이버는 멤버십 서비스 이용자들의 쇼핑 유입도 기대할 수 있다. 현재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가입자 수는 1000만 명 수준으로 쿠팡 와우 멤버십 가입자 약 1400만 명을 추격하고 있다. 네이버가 지난해 11월 넷플릭스 이용권 무료 제공 서비스를 멤버십에 도입하는 등 가입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배송 서비스 혜택을 제공하면서 쇼핑 사용자를 더 늘릴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지금까지는 네이버가 가진 쇼핑 경쟁력에 비해 앱 영향력은 약했다"며 "쇼핑 앱을 출시하면서 IT기업이 가진 빅데이터 강점을 살린다면 쿠팡과 경쟁할 수 있는 성장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ndex@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