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정다운 기자]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조선협의체를 끌고 나가겠다는 의지 강하다"며 "미 측에서 선박 유지·정비·보수 및 쇄빙선 등 우리나라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안 장관은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백브리핑을 열고 방미 기간(2월 26~28일) 러트닉 상무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과 논의한 내용을 일부 공유했다.
안 장관은 "조선업의 경우 현지생산(한화오션 등)으로 가는 방향을 지금 전망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기업들이 다각적 대안을 갖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도 우리 조선업계가 백로그(완료되지 않은 작업 목록)가 몇 년 치 돼 있는 것을 알고 있다"며 "조선협의체 만들어서 미국에서 급하게 수요로 하는 MRO(유지·정비·보수) 물량이나 쇄빙선 등이 정리되면 워크프로그램에 반영해 최대한 해주겠다고 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에서는 조선업 역량을 키워야 한다는 것을 상당히 깊게 인식하고 있다"며 "협의체를 충분히 서포트할 의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덧붙였다.
산업부에 따르면 한·미 조선 분야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범정부 태스크포스(TF)를 꾸려진 상태다. 미국도 백악관 내 조선 관련 TF가 구성돼있다.
안 장관은 알래스카 LNG(액화천연가스) 프로젝트 관련한 미국의 의지 및 미국산 LNG 수입 계획도 밝혔다.
그는 "알래스카 사업은 우리한테만 얘기하는 거 같지는 않고 일본·대만 등 여러 국가에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에서는 굉장히 우선순위가 높은 사업"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러트닉 상무부 장관도 적극 챙기기고 있을 정도"라며 "실무협의체를 통해서 향후 방향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안 장관은 "LNG는 2017년부터 누적 기준으로 보면 미국 기준 우리가 1위 수입국"이라면서 "미국 LNG가 우리나라의 상당히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국으로 수입선 다변화하는 건 에너지 안보 차원서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적극 검토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안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을 단거리 경기가 아닌 ‘마라톤’에 비유하며 협력채널 구축 필요성을 설명했다. 그는 이번 방미의 가장 큰 성과로 한미협의체 구축을 꼽았다.
안 장관은 "본부장 시절 IRA 사태가 터졌을 당시에도 미국과 얘기하기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협 협의채널을 구축해야 하는 일이었다"며 "우리로서는 당연한 일이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전 세계를 상대로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굉장히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방미를 기획하며 생각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조치가 단발성으로 끝나지 않기 때문에, 소통·협력 채널을 확보하는 게 급선무였다"며 "캐나다와 멕시코 사례를 보면 노력해도 강행(관세)되는 부분이 있기에 실무협의체 가동은 이제 시작단계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협의체에서 조선·에너지·알래스카 프로젝트·상무부 관세·USTR 비관세 등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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