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김태환 기자] 한화생명에 대한 금융당국의 제재와 잘못을 지적하는 법원 판결이 늘어나고 있다. 경영인정기보험 판매 과정에서 불건전 영업행위를 벌였다는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검사가 예고된 가운데 지난해 기관 제재를 가장 많이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한화생명을 비롯한 생명보험사들의 경영인정기보험 관련 절판마케팅과 관련해 '무관용 원칙'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7일 서울 광화문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보험사 CEO 간담회를 개최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절판마케팅이 기승을 부리거나 보험설계사가 폰지사기에 연루되는 등 보험산업 전반에 단기실적 만능주의가 확산되고 있다"면서 "시장질서를 훼손하는 보험사에 대해서는 가용한 감독·검사 자원을 집중하고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원장이 말한 '절판마케팅'과 관련해 금융당국은 한화생명을 우선 검사 대상으로 지목했다. 금감원은 한화생명, 신한라이프, KB라이프가 경영인정기보험 판매와 관련해 불건전 영업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검사 과정에서 실적 등을 조작하는 행위가 발견될 경우 형사고발 등을 취하기로 했다.
경영인정기보험이란 중소기업 대표이사(CEO) 등 경영진의 유고 등에 대비하기 위한 보장성보험이다. 법인을 계약자·수익자로 하고 CEO를 피보험자로 설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생보사들이 중소기업의 수익성을 분석할 때, 자체 기준에 미달했는데도 내부 절차를 준수하지 않거나 근거없이 가정을 완화해 분석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영업현장의 불건전 영업행위가 예상됨에도 GA의 모집수수료율을 확대하고 환급률을 상향해, 상당한 규모의 차익거래가 발생할 수 있는 유인을 만들었다고 금감원은 보고 있다.
한화생명의 기관 제재는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다. 한화생명은 지난 2022년 금감원으로부터 3건의 제재를 받았지만 2023년에는 4건 지난해는 6건으로 지속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1월에는 보험요율 산출의 원칙 및 기초서류 관리기준 등을 위함해 과태료 처분을 받았으며, 5월에는 개인신용정보 보안대책과 시행의무, 신용정보 업무처리기록 보존의무를 위반했다. 같은 달에는 최대주주의 자격 심사자료 지연 제출 혐의로 과태료를, 11월에는 기존보험계약의 부당 소멸로 과징금을, 12월에는 퇴직연금 계약내용 준수의무 위반으로 과태료 처분을 받았다.
다른 금융사들의 경우 수용한 법원 2심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롯데캐피탈, 한화생명, 현대카드, OK저축은행이 보이스피싱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얻은 부당이득을 반환하라는 법원의 2심 판결을 수용했으나, 한화생명만 오로지 이에 불복하고 항소했다.
한화생명이 기관경고와 과징금 제재에 불복해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징계 처분 취소 소송과 관련한 항소심에서 오히려 패소하고 과징금이 대폭 증액된 사례도 있다. 금감원은 한화생명이 대주주와의 거래제한 등 위반, 기초서류기재사항 준수의무위반 등에 대해 18억34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으나, 1심 판결에 과징금 중 200만원만 인정됐지만 2심에서는 11억1400만원으로 과징금 규모가 늘었다. 한화생명은 현재 항소한 상태다.
늘어나는 기관 제재에 따라 한화생명의 내부통제 규율 강화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만 특별히 문제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감독당국 제재가 늘어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며 "상품 개발이나 보험 모집 과정을 점검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내부통제 시스템을 정비하고 준법감시인과 같은 내부통제 조직의 역할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상품과 관련해 엄격한 내부통제기준을 수립해 운영 중이며, 향후 더욱 강화된 기준을 마련하여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법원 상고와 관련해 한화생명은 "동일 소송 건의 피고라도 금융업권간 성격의 차이로 인해 사건의 개요 및 쟁점상 다른 부분이 존재하므로 부득이하게 상고를 통해 대법원의 판단을 받기로 했다"면서 "(과징금 항소 관련해서는) 향후 업무처리 기준 수립 등을 위해 대법원의 법리적 최종 판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상고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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