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재수생' 서울보증보험, 오버행·실적 우려 딛고 청약 흥행할까
  • 이라진 기자
  • 입력: 2025.03.04 14:09 / 수정: 2025.03.04 14:09
공모가 2만6000원 확정···희망 범위 최하단
이달 5~6일 청약 진행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콘레드호텔 서울에서 서울보증보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이명순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가 19일 서울 여의도 콘레드호텔 서울에서 서울보증보험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한림 기자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코스피 상장에 재도전하는 서울보증보험이 기관 투자자 수요예측을 마무리 하고 청약에 나서는 가운데 끊임없이 제기되는 오버행 우려와 실적 부진 등의 시장의 지적을 딛고 투자자 기대에 부응할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은 지난달 20~26일 기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국내 1421곳, 해외 88곳 등 1509곳의 기관 투자자가 참여해 희망 가격 범위(2만6000~3만1800원) 최하단인 2만6000원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신청 주식 수량은 9억2465만주로, 최종 경쟁률은 240.8 대 1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 2023년에도 상장을 추진했으나 수요예측 결과 흥행 부진으로 자진 철회했다. 2년 만의 상장 재도전에서 희망가 밴드를 2023년보다 약 35~38% 낮춘 이유다. 이는 재상장 성공에 대한 의지가 엿보이는 대목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수요예측에서도 공모가가 희망 범위 최하단에 그쳤고 공모 구조에 따른 오버행 우려, 실적 부진 등에 따라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흥행으로 연결될지는 미지수란 평가를 받는다.

서울보증보험은 전액 공적자금 상환의 목적으로 이번 상장을 추진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오버행(잠재적 대규모 매도 물량) 우려가 제기되는데, 서울보증보험의 최대 주주인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가 지분 93.85%를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상장을 통해 이 중 전체 발행주식의 10%인 698만2160주를 구주매출로 매각한다.

게다가 예보가 보유한 83.85%의 지분에 대해서는 1년간 보호예수 기간이 걸려 있긴 하나, 보호예수 기간이 끝난 후 공적자금 회수를 위해 예금보험기금채권상환기금 청산 기한인 2027년 말까지 최대 33.85%의 지분을 팔 예정이다.

다만 정부가 올해 예산안에 예보의 서울보증보험 지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매각 금액을 잡지 않은 것으로 확인돼 올해는 블록딜이 없을 전망이다. 서울보증보험 측도 최대주주 보호예수 기간을 포함해 최소 1년간 지분을 팔지 않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의 오버행 우려에 서울보증보험은 주주환원책이란 카드를 꺼내들었다. 서울보증보험은 지난해 연결산 배당금액을 2000억원으로 확정했다. 청약을 신청해 주식을 배정받은 주주에게 오는 4월 배당을 지급한다. 앞으로 3년 동안 총 주주환원규모 연 2000억원 수준을 보장하며 최소 배당금 제도도 도입한다. 상장 후에는 분기 배당도 실시한다.

그러나 시장에서는 서울보증보험의 실적 하향세에 주주환원책이 실시될 여력이 있냐는 시각이 나온다. 또 지분을 매각할 예정인 만큼 오버행 우려가 불식되기란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서울보증보험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279억원으로 전년(2623억원) 대비 51.2% 줄었다. 최근 3개년 순이익은 2021년 4915억원, 2022년 4387억원, 2023년 4164억원이다.

증권가도 이를 주시하고 있다. 공모가가 밴드 최하단을 기록하면서 기관 대상 수요 예측에서는 사실상 실패라는 평가를 받으면서도 오버행과 실적에 대한 우려는 오히려 강조됐기 때문이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내수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고, 건설 관련 보증도 전체 잔액 중 약 9%에 달하는 것을 감안했을 때 경기 민감도가 높은 보증보험 특성상 실적 변동성 불확실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며 "무리한 수준의 밸류에이션은 아니지만, 보호예수 기간이 풀리는 시점부터는 일정 수준의 오버행 우려가 부각될 것으로 보이며 사측이 언급한 자사주 매입 소각 등의 대응 계획은 유통주식 비중 등을 감안했을 때 여력이 다소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5일부터 6일까지 이틀간 일반 공모주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청약을 거쳐 오는 17일 코스피에 상장한다. 확정 공모가 기준 총 공모 금액은 약 1815억원이다.

서울보증보험 관계자는 "상장 이후에도 경영효율화 및 시장친화적인 주주환원정책으로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aj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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