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아토3', 출시 감감무소식…"한국 절차 무시했나" 소비자 분통
  • 황지향 기자
  • 입력: 2025.03.04 11:33 / 수정: 2025.03.04 11:33
보조금 지급 불확실…가격 경쟁력 흔들리나
행정 절차 지연, 4월 출시도 미지수
BYD코리아는 지난 1월 16일 승용차 브랜드 출범 행사에서 아토3의 사전계약을 시작하며 2월 중순 차량 인도를 약속했다. 하지만 보조금 확정 지연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BYD코리아
BYD코리아는 지난 1월 16일 승용차 브랜드 출범 행사에서 '아토3'의 사전계약을 시작하며 2월 중순 차량 인도를 약속했다. 하지만 보조금 확정 지연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BYD코리아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한국 시장에서 첫선을 보인 전기 SUV '아토3'의 출시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사전계약 1주일 만에 1000대를 넘어설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던 아토3는 초반부터 국내 전기차 보조금 규제에 가로막혀 출시 일정이 차질을 빚고 있다.

4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BYD코리아는 지난 1월 16일 브랜드 출범 행사에서 아토3의 사전계약을 시작하며 2월 중순 차량 인도를 약속했다. 하지만 보조금 확정 지연 등의 이유로 현재까지 이를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

아토3 출시가 지연된 주된 원인은 올해부터 강화된 전기차 보조금 지급 기준이다. 환경부는 전기차 화재 예방을 위해 △제조물 책임보험 가입 △배터리 충전량 정보(SoC) 표시 기능 탑재를 보조금 지급 요건으로 새롭게 도입했다.

문제는 아토3가 SoC 기능 없이 국내 인증을 신청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정부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될 위기에 놓였다. BYD코리아는 뒤늦게 1년 내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를 통해 SoC 기능을 제공하겠다는 확약서를 환경부에 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정부가 이를 인정할지는 아직 불확실한 상황이다. 만약 보조금을 받지 못할 경우 2000만원대 후반의 가격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렵게 된다.

행정 절차의 지연도 출시를 늦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아토3는 1월 12일 에너지효율 및 소음 인증 등 필수 인증을 완료했으나, 보조금 산정을 위한 필수 서류 제출은 2월 26일에야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환경부 산하 기관의 보조금 심사 및 산업통상자원부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고시 등재도 늦어지고 있다.

현재로서는 4월 초에나 정식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환경부의 보조금 심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업계에서는 BYD가 한국 시장의 까다로운 보조금 규정을 충분히 숙지하지 않은 채 성급하게 출시를 추진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에서도 BYD의 첫 모델 출시가 현지 인증 문제로 약 1년간 지연된 전례가 있어 한국에서도 비슷한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는 분석이다.

BYD코리아가 출고 지연 사유나 향후 일정에 대해 명확한 공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BYD DT 네트웍스 서초전시장. /도이치오토그룹
BYD코리아가 출고 지연 사유나 향후 일정에 대해 명확한 공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BYD DT 네트웍스 서초전시장. /도이치오토그룹

◆소비자들 "기다림에 지쳐"… 불만·우려 확산

출시 지연이 길어지면서 소비자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아토3는 사전계약 시작 일주일 만에 1000대를 돌파하며 큰 관심을 받았지만 정작 예정됐던 2월 중순 차량 인도가 이뤄지지 않았다.

특히 BYD코리아가 출고 지연 사유나 향후 일정에 대해 명확한 공지를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소비자들의 불만을 증폭시키고 있다. 한 자동차 커뮤니티에서는 "출고 지연 이유를 빠르게 안내해야 하는데, 너무 늦장 대응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일부 예비 구매자들은 "기다리다 지쳐 신뢰가 떨어졌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가운데 중국 본토에서 아토3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 곧 출시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한국에서는 이전 모델을 재고 소진용으로 판매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 중국에서 곧 판매될 신형 아토3에 비해 한국 판매분은 이전 모델인 만큼 이런 의구심은 커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우려하는 또 다른 문제는 BYD의 애프터서비스(A/S) 인프라 부족이다. BYD코리아는 전국에 15개의 전시장을 열며 판매망 구축에 나섰지만 정작 공식 서비스센터는 서울·경기 등 12곳에 불과해 부산, 충북 등 일부 지역에서는 A/S를 받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이 예상된다.

다만 일부 소비자들은 아토3의 가격이 동급 전기차 대비 경쟁력이 높은 만큼 기다려서라도 구매하겠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소비자는 "설령 몇 달 기다리더라도 이 가격대의 전기차를 받을 수 있다면 감수할 수 있다"며 출시를 기다렸다.

BYD코리아 측은 "2월 26일 무공해누리집 사이트에 정보를 입력한 후 보조금 산출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며 "아울러 환경친화적자동차(환친차) 고시 등재 신청 결과도 기다리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BYD 코리아는 보조금 평가와 환친차 고시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관련 부처와 적극 협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hya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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