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과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불확실성 여파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둬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포스코퓨처엠이 체질 개선에 안간힘을 내고 있다. 포스코그룹은 이차전지소재 사업 전반에 변화를 꾀하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대표 회사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5~7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리는 인터배터리 2025에서 양·음극재 기술 로드맵과 원료-소재-리사이클링(재활용) 등 그룹 차원 공급망 구축 전반을 강조한다.
앞서 포스코퓨처엠은 전기차 캐즘 영향으로 지난해 부진한 실적을 거둔 뒤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지난해 말 임원 인사를 통해 엄기천 에너지소재사업부장 부사장을 포스코퓨처엠 대표이사로 내정하며 구원투수로 보냈다.
포스코퓨처엠은 오는 24일 경북 포항 본사 강당에서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엄 사장과 정대형 기획지원본부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천성래 포스코홀딩스 사업시너지본부장을 기타비상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소속 천 본부장의 포스코퓨처엠 이사회 진입에 관심을 두고 있다. 천 본부장은 오는 20일 포스코홀딩스 정기주총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다. 철강과 마케팅 분야 이력이 있는 천 본부장이 포스코퓨처엠 경영 의사결정에 관여하는 셈이다.
캐즘 영향으로 사업 조정 필요성이 대두된 점이 배경으로 꼽힌다. 포스코그룹은 2023년 2회 이차전지소재사업 밸류데이에서 '스마일 커브'를 강조했다. 이차전지 밸류체인(재료·부품·제품·시스템공정·부가제품)상 재료와 부가제품으로 갈수록 부가가치가 높다는 의미다.
연장선에서 광물 확보에 투자력을 모으기도 했다. 호주 광산 개발사 필바라미네랄스와 합작해 세운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은 2023년 광석리튬에서 수산화리튬으로의 상업 생산을 개시했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지난해 현지 옴브레무에르토 염호에서 수산화리튬 공장을 가동했다.
하지만 올해 들어 계획한 에너지소재 사업 일정이 일부 연기되기도 했다. 포스코리튬솔루션은 염수 2단계 하공정 준공 시점을 올해 2분기에서 3분기로 늦췄다. 중국 CNGR과 합작 설립한 포스코씨앤지알니켈솔루션은 법인을 해산했다.
포스코퓨처엠은 포트폴리오 조정 차원에서 경북 구미 양극재 공장을 미래첨단소재에 매각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향후 전기차 시장 변화에 따른 이차전지 시장 변화에도 발맞추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인터배터리 2025에서 포스코홀딩스 직접리튬추출법(DLE)와 니켈 신습식정제 공정 기술 등을 공개하며, 아르헨티나 리튬염호·호주 리튬광산을 비롯해 인도네시아 니켈제련 사업과 아프리카 흑연 광산 투자 현황을 알릴 예정이다.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전기차 캐즘 장기화와 미·중 갈등에 따른 관세 정책 등 불확실성에 대한 포스코그룹 이차전지소재 사업 차원 대응 방안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양·음극재 로드맵과 원료-소재-리사이클링 등 그룹 차원 공급망 구축 성과도 관심이다.
일각에서는 포스코의 인도네시아 니켈 제련 사업 진행에 대한 입장에 집중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인도네시아 웨다베이 공단에 니켈제련공장을 짓는다. 연간 5만2000톤 수준 니켈 중간재가 생산된다.
문제는 중국이다. 중국 업체들은 이미 인도네시아 니켈 공급망 산업에 대규모로 투자한 상태다. 웨다베이 단지 투자도 대부분 중국 업체가 장악한 상태다. 포스코가 짓는 니켈제련공장은 일부분인 셈이다. 뒤늦게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상황서 실익을 챙길지 관심이 쏠린다.
엄 사장은 지난 1월 임원들에 비상경영 계획을 알리며 "주요 경영 어젠다를 철저하게 수익성 확보 관점에서 검토해 달라"고 말했다. 포스코퓨처엠은 "제품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포스코홀딩스 미래기술연구원 등과 협업해 미래 시장을 주도할 소재 개발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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